전주 원장은 상습 학대로 벌금 1000만원

서울선 휴대전화 맞은 반려견 숨져

양형기준엔 ‘맡긴 동물 학대’ 가중요소 없어

영국은 면허·인력 기준으로 관리, 독일도 허가제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알아봅니다. 사건 뒤에 숨은 제도와 연구, 세계의 사례까지 엮어 소개합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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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보호자들이 돈을 내고 맡긴 반려견을 애견유치원 원장이 학대하는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반려견 위탁 시설의 관리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견유치원은 동물보호법상 동물위탁관리업에 해당한다. 영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하고, 반려동물이 머무는 공간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한다. 보호자는 하루 대부분을 반려견과 떨어져 있어 시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렵다.

6일 법조계와 연합뉴스, 동물권변호사단체 ‘영원’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12단독 박성수 판사는 지난 9월 11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은 전북 전주의 애견유치원 운영자 A 씨에게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A 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A 씨는 지난해 10월 3일부터 11월 30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유치원에서 맡겨진 반려견들의 몸통과 엉덩이를 발로 걷어차고, 머리와 목덜미를 향해 물건을 던지는 등 10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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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올해 초 MBC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영원이 피해 견주들을 대리해 A 씨를 고소·고발했다.

영원은 “지적했던 학대 행위 10건이 재판부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애견유치원에 맡긴 반려견이 원장이 던진 휴대전화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울의 한 애견유치원 원장은 서로 싸우던 개 두 마리를 향해 휴대전화를 던졌다. 휴대전화에 맞은 개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원장은 한 시간쯤 뒤 견주 김 모 씨에게 계단에서 떨어져 갑자기 죽었다고 알렸다. 김 씨가 이틀 뒤 CCTV 영상을 보여 달라고 하자 원장은 그제야 처음 설명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김 씨는 “두세 계단 정도 위에서 떨어져서 갑자기 죽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 씨는 “이거는 자식이 살해당한 거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원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이 난 지 2주가 지난 보도 시점에도 해당 유치원은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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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기준엔 ‘맡긴 동물 학대’ 가중요소 없어

영원은 전주 사건 처벌이 동물이 죽지 않은 애견유치원 학대 사건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형량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봤다.

영원은 “보호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동물을 위탁받은 자가 그 신뢰를 저버리고 학대 행위를 저지른 경우,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양형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동물학대 범죄 양형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힌 범죄의 기본 권고 형량은 징역 2~10개월 또는 벌금 100만~1000만원이다.

A 씨가 받은 벌금 1000만원은 기본 권고 범위의 상단에 해당한다. 동물을 죽게 한 범죄의 기본 권고 형량은 징역 4개월~1년 또는 벌금 300만~1200만원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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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무겁게 하는 특별가중요소로는 여러 마리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 기간 반복한 범행, 비난받을 만한 동기, 잔혹한 수법, 상습범 등이 꼽힌다.

보호자에게서 돈을 받고 동물을 맡은 사람이 학대한 경우를 따로 가중요소로 정한 항목은 없다.

공격적인 훈련은 개에게도 트라우마

개를 겁주는 방식으로 다루면 그 영향이 훈련이 끝난 뒤에도 남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대 연구팀은 2020년 12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반려견 훈련 방식과 복지의 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실었다.

연구팀은 포르투갈의 반려견 훈련학교 7곳에 다니는 반려견 92마리를 처벌이나 불쾌한 자극을 주는 방식 위주로 훈련하는 곳과 보상을 주는 방식 위주로 훈련하는 곳으로 나눠 비교했다.

처벌 위주로 훈련받은 개들은 몸을 웅크리거나 소리를 내는 등 스트레스 행동을 더 많이 보였다.

훈련 뒤 침으로 잰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도 보상 위주로 훈련받은 개들보다 더 크게 올랐다.

연구팀이 낯선 장소에서도 실험해보자 처벌 위주 훈련을 받은 개들은 먹이가 있을지 없을지 애매한 위치에 놓인 그릇에 더 느리게 다가갔다.

연구팀은 개들이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혐오적인 훈련 방법을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큰 돈 내고 맡기는데…계약서 없는 경우도 많아

애견유치원에 드는 돈은 적지 않다. 서울시와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7월 발표한 반려견 유치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소형견(몸무게 10㎏) 기준 월평균 25만원, 대형견(몸무게 25㎏) 기준 34만원을 썼다. 한 달에 100만원 넘게 쓰는 이용자도 3%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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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64곳 가운데 24곳(37.5%)은 중도 환불이 불가능했고, 20곳(31.3%)은 온라인 광고에 영업등록번호와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용자 300명 가운데 54명(18.0%)은 위탁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상 동물위탁관리업자는 보호자에게 계약서를 줘야 한다.

2019~2023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반려견 유치원 상담 95건 가운데 70.6%가 계약 해제·해지 문제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반려동물 영업장 2만4384곳 가운데 위탁관리업이 23.8%로 미용업(44.5%) 다음으로 많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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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독일은 애견유치원 개설부터 까다로워

영국은 애견유치원을 지자체 면허제로 관리한다.

영국 정부가 지자체에 내린 ‘반려견 데이케어 면허 법정 지침’에 따르면 직원 1명이 돌보는 개는 10마리 이하여야 한다. 개 한 마리당 실내외 공간은 최소 6㎡를 확보해야 한다.

개들은 시설에 있는 동안 늘 사람의 감독을 받고 밤새 맡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케이지에 넣어 두는 시간은 보호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8시간 가운데 1시간까지다.

직원은 공인 자격을 갖추거나 관련 지식과 경험을 증명해야 하고 업체는 해마다 교육 계획을 점검·갱신해야 한다.

반려견을 다루는 방식은 “개가 겁을 먹도록 벌을 줘서는 절대 안 된다”는 내용을 지침으로 정해뒀다. 훈련은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만 해야 하고, 통증이나 두려움을 주는 훈련 방법과 도구는 쓸 수 없다.

애견유치원 면허 유효기간은 1년이다. 더 높은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2~3년짜리 면허를 받을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독일에서 애견유치원을 열려면 관할 수의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독일 동물보호법 제11조는 영업 목적으로 동물을 키우거나 돌보는 사업을 허가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허가 없이 영업을 시작하면 최대 2만5000유로(약 3800만원)의 과태료를 낸다.

일본은 반려견을 맡아 돌보는 사업을 동물애호관리법상 ‘제1종 동물취급업’으로 묶어 등록제로 관리한다.

펫호텔이나 펫시터처럼 손님의 동물을 맡는 업체는 사업장마다 상근 ‘동물취급책임자’를 1명 이상 둬야 한다. 책임자는 수의사나 동물간호사 면허를 갖고 있거나, 관련 교육기관을 졸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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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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