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우려감·美 중간선거에 은행채 5년물 연 4% 초반까지 하락
종적 감췄던 연 4%대 금리 상품도 재등장
고유가 상황 지속에 ‘반짝’ 하락 전망도
신규코픽스 기반 변동형 대출 금리 상승세는 지속 전망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미국 중간선거 이후 시장금리가 급락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연 8%를 향해 치솟던 은행권 고정형 주담대 상단 금리는 어느새 연 6%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던 연 4%대 대출 상품도 다시 등장했다. 이로 인해 부동산 매수를 고민하던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금리 하락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6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46%~6.44%로 집계됐다.
고정형 대출 금리는 9월말부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연 4.90%~6.89%에서 10월 16일 연 4.67%~6.73%으로 떨어지더니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 은행의 고정형 상단 금리는 올 4월 17일 연 6.75%에서 7월 31일 연 7.50%으로 상승하며 연 8%를 향해 가고 있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연 4%대 대출 상품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23일에는 5대 은행 가운데 하단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곳이 4곳에 달했지만, 지난 6일 기준으로는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하단 금리가 모두 연 4%대로 내려왔다.
10월부터 본격화한 인공지능(AI) 설비 투자 둔화 우려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까지 더해지면서 채권금리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중간선거를 통해 얻은 의회 주도권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확장 재정 기조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여기서 준거금리는 은행채 같은 채권금리나 신규코픽스를 말한다. 시장금리가 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주된 요인인 셈이다.
실제 고정형 주담대에 적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9월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9월 28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4.643%에서 미국 중간선거 직전인 이달 2일 연 4.221%로 하락했다. 지난 6일에는 연 4.045%까지 내려갔다.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매수를 고려하는 차주들의 금융 부담도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지난 7월말 연 7.50%에 4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린 차주의 경우 매달 내야 할 원리금 납입액은 279만7000원이 된다. 6일 기준 상단금리 연 6.44%를 적용하면 251만3000원으로 약 28만원 가량 줄어든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국제 유가가 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 영향이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90달러 근처에서 유지되고 있고, 이 상태라면 미국의 물가가 다시 1분기 수준으로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형 대출 금리는 채권금리와 별개로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예정이다. 변동형 상품에 주로 쓰이는 신규코픽스의 경우 은행채는 물론이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에 연동된다. 최근 은행들이 수신 금리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데 더해 연 4%의 정기예금 특판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어, 적어도 연말까지는 코픽스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코픽스는 3.43%로 2024년 6월 3.52%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hy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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