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견기업 대출 1년 새 51% 급증
개인사업자·가계대출 각각 1조원대 감소
부동산·건설업 줄고 제조업 대출 확대
[헤럴드경제=김서현 기자] 저축은행의 대·중견기업 대출이 1년 새 50% 넘게 늘며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개인사업자와 가계대출은 각각 1조원 이상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저축은행의 대출 운용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5조3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4433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71%에서 5.55%로 1.84%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통계의 대기업 대출에는 중견기업도 포함된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2분기 14조3097억원에서 올해 2분기 12조6048억원으로 1조7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가계대출도 같은 기간 41조1363억원에서 39조5761억원으로 1조5602억원 줄었다.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35%에서 41.30%로 낮아졌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소폭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43조29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6억원 늘었다. 다만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중소기업 대출의 내부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대출 업종별로는 부동산·건설업 대출이 줄어든 반면 제조업 대출이 늘었다. 올해 2분기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5조89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2922억원 감소했다. 건설업 대출도 4조1940억원으로 345억원 줄었다. 반면 제조업 대출은 3조3606억원으로 같은 기간 567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도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발표한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에서 중견기업 대출을 영업구역 내 여신 비율 산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내놨다. 저축은행이 중견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유인을 높여 부동산 중심의 대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개별 기업에 빌려줄 수 있는 금액도 늘려 기업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법인 차주별 신용공여 한도를 12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높이고, 비수도권 차주에는 최대 10억원을 추가로 허용하는 내용도 같은 방안에 담겼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역시 대출 운용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이 제한되는 가운데 부동산 PF 부실 여파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기업대출 수요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중견기업 대출 확대와 달리 개인사업자·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공급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중견기업 대출을 저축은행이 새로운 자금 운용처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ns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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