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그림을 감상하며 그 속에 숨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묵살해 버리기란 쉽지 않다. 특히 그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ㆍ1882~1967)의 작품이라면. 도시인의 고독을 가장 잘 표현한 화가,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화가로 불리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그렇게 동시대 미국 작가 17명을 불러냈다. 그중엔 전세계적 베스트셀러 스티븐 킹도 포함됐다. “단편 쓸 시간은 없지만, 방에 걸린 ‘뉴욕의 방(1932)’이 말을 걸어서” 거부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소설로 탄생했다. 미국 소설계 거장인 로런스 블록의 기획으로 출발한 이 책은 호퍼의 17개 작품을 17명의 소설가가 단편으로 풀어낸다. 스티븐 킹, 조이스 캐럴 오츠, 리 차일드, 제프리 디버, 마이클 코넬리, 로버트 올렌 버틀러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작가들이 블록의 제안에 단번에 동참했다.
블록은 “호퍼 작품에 대한 열렬한 환호는 전혀 희귀한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독서가와 작가들 사이에서 유독 그렇다”고 그 이유를 짐작했다.
이 단편소설들은 장르가 다양하거나 아예 없다. 작가가 선택한 그림과 명확하게 맞아 떨어지기도 하고 또는 암시하기도 한다. 블록은 “이 소설들에는 단 두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작가들 개개인의 걸출함, 그리고 그들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두 가지 공통분모 덕에 독자들의 쾌감은 배가 된다. 매 챕터마다 만나는 호퍼의 그림에 반하고, 소설 본연의 흥미진진함도 가득하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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