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무리…안전한 약 재처방 받아야”

고혈압 치료제의 원료 의약품으로 쓰이는 발사르탄 중 일부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확인되면서 후폭풍이 가라않지 않고 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군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원료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제품 115개에 대해 잠정 판매ㆍ제조 중지 조치를 내렸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지난해 기준 약 604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약 5177만명ㆍ지난해말 기준)의 12% 가량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해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 “병 나으려고 약 먹었다가 더 위험해질 수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일단 약을 끊지 말고 복용하되, 하루 빨리 다니던 의료기관, 약국으로 가서 새로운 약으로 교체하라”고 당부했다. 문제가 된 고혈압약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발사르탄은 어떤 약인가.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인가.

▶(김원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인 안지오텐신2를 억제하는 고혈압 치료제 성분으로, 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심장 보호 효과가 있어 고혈압ㆍ심근경색 환자는 물론 콩팥병 환자에게도 쓰이는 약이다. 문제는 이 약에 같이 쓰인 부형제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발사르탄이 문제가 아니라 같이 섞어 쓰는 부형제에 문제가 된 것이다. 부형제는 약 흡수와 안전성을 돕는 물질이다. 부형제에 발암물질인 불순물이 섞인 것이다.

-발사르탄 자체에 부작용은 없나.

▶(김원)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거의 20년간 써 오며 임상을 통해 안전함이 입증된 약이다.

▶(김경수)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지만, 적정 용량을 사용하면 고혈압을 조절할때 문제 없이 사용되는 약 중 하나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발사르탄을 먹으면 암에 걸릴 수 있나.

▶(김원)일단 식약처에서 유럽 의약청(EMA)의 발표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IARC 분류로 ‘2A’군에 포함된 물질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본다. 문제가 된 NDMA가 바로 ‘2A’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개인 건강상태에 따라 암 발생 가능성이 다르다. 발암물질도 어느 정도 몸에 쌓여야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을 덜 수 있도록 향후 관련 임상연구가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그때까지 신중하게 예의주시해야 한다.

▶(김경수)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위험하다고 약을 끊으면 어떻게 되나.

▶(김원)그 약을 당장 끊으면 위험해질 수 있는 환자도 있다. 바로 의사와 상의하고 약제를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일단 (해당 약을)복용해야 한다.

▶(김경수)혈압이 오르고 심장에 무리를 줘 각종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약을 바꿀 때까지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