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가동 -지난 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48명 사망 -충분한 수분 섭취와 충분한 휴식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충남에 사는 농부 장모(65)씨는 지난 해 여름을 살면서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억한다. 너무나 더워 낮에 밭 일을 못할 정도였고 잠시라도 땡볕에 있으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 올 해 여름이 벌써 시작된 것 같아 두렵다. 아직 농사 일이 바쁜 시기이지만 지난 해 폭염을 지독하게 경험했던 장씨는 올 해는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며칠 동안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등 올 해 여름이 시작된 것처럼 느껴지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것을 봤을 때 올 해도 높은 기온이 예상되는 만큼 특히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9월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데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자 응급실 감시체계는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응급실 방문 현황을 신고받아 온열질환 발생현황과 주요특성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지난 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접수된 온열질환자는 4526명, 이 중 사망자는 48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해 폭염일수는 31.5일, 열대야일수 17.7일로 기상청이 측정을 시작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이 중 열탈진이 2502명(55.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열사병(1050명), 열경련(518명), 열실신(314명)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60대 중장년층이 53%로 가장 많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환자 비율은 약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가 3324명(73.4%)으로 실내(1202명)에 비해 훨씬 환자 발생이 많았다. 주로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이 12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집(624명), 길가(606명), 논밭(506명) 순이었다. 시간별로는 12시~18시 사이에 환자의 절반 이상(2453명)이 발생했으며 특히 15시대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았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치매, 정신질환 등 이미 다른 질환을 앓고 있던 사례가 60.4%였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온이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실외작업 시 휴식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쪽방촌 등 폭염에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과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운정 가톨릭대 인청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 질환은 70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 만성 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발생하면 건강이 악화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야외 활동 중에는 수분을 자주 보충하고 틈틈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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