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北최고인민회의 개최..메시지 주목
-미군은 한반도 상공서 정찰기 작전활동
-北미사일 도발 직전 美정찰기 활동 이력
-최고인민회의 결정 맞춰 미사일 발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미군 정찰기가 29일 서울 상공에서 작전 활동에 돌입해 북한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군의 RC-135V(리벳 조인트) 정찰기는 이날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 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은 기존 계획에 따른 통상적인 작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이 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 직후 북한이 미사일 도발하는 양상이 반복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군의 정찰기 작전 활동은 미군이 북한군의 이상 동향을 이미 탐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전격 발사해 한미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고, 9일 발사 직전에는 한반도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가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 정찰기는 북한이 5월 9일 미사일을 발사하기 바로 전날인 5월 8일 RC-135W(리벳 조인트)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운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북한이 5월 4일 기습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미군이 북한군에 대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추가 도발에 대비한 결과로 보인다.
◆미군정찰기, 北도발 전 수차례 한반도 비행=또한 북한이 5월 25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는 미 해군 정찰기인 EP-3E가 수도권 상공에서 활동했다. EP-3E는 미 해군의 신호정보(시긴트) 수집 및 정찰을 위한 정찰기다. 지상과 공중의 신호를 포착 가능하고,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와 핵실험 때의 전자기 방사선 신호도 탐지할 수 있다.
엿새 뒤인 5월 31일 북한이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기 직전에도 미군 정찰기의 작전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월 30일 미군 정찰기 RC-135U(컴뱃 센트)와 RC-135W 등 2대가 수도권 상공을 비행했다.
RC-135U는 적 레이더 전파와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를 잡아내 적 방공망을 분석해 미사일 발사 조짐을 미리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 공군은 한반도 일대에서 이 정찰기 2대를 운용하고 있다.
RC-135W는 미 공군의 통신감청용 주력 정찰기다. 지난 5월 8일 한반도 상공에서 감시정찰 작전에 투입됐던 바로 그 정찰기다. 5월 31일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전날에도 활동했다. 미 공군이 17대 보유하고 있는 이 정찰기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원격 계측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로부터 두 달여 뒤인 7월 31일 북한이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미 공군 특수정찰기 RC-135S(일명 코브라볼)가 동해 상공에서 추적 및 감시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시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이날 일본 가네다 주일미군기지에 배치된 RC-135S 한 대가 기지와 동해 상공을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이 사이트는 “(이 정찰기가) 동해상에서 북한의 SRBM(단거리탄도미사일)을 모니터링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정밀 레이더와 광학측정 장비 등을 갖추고 있는 RC-135S는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 등을 추적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특수정찰기는 지난 6월 7일 미 전략사령부가 위치한 미국 네브래스카 오펏 공군기지에서 가데나 공군기지로 이동 배치됐다.
북한은 올해 들어 5월 4일과 5월 9일, 7월 25일과 7월 31일, 8월 2일과 6일, 10일, 16일, 24일 등 총 9회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이나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며 도발했다.
◆북한, 29일 연중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 개최..12, 14년 이어 세번째=한편, 북한은 29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주요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 2기’ 출범을 알린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 이어 올해 2번째로 소집된 것이다.
최고인민회의가 1년에 두 번 열리는 건 이례적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1년에 2번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건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김 위원장은 2012년과 2014년 2차 최고인민회의에서 12년제 의무교육시행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의원 보선 등 조직문제를 다뤘다. 이번에는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4월 헌법 개정에 따른 하위법률 개정 및 조직개편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북한 최고 통치자로서 '주석' 직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경술국치일(8월29일)을 맞아 대일 강경 메시지를 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대내 결집을 위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통상 매년 4월께 정기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 개정 등 국가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북한은 올해 4월 11~12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고 헌법 개정과 주요 국가직 인선 등을 통해 제2기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집권 후 처음으로 시정연설에 나서 북미 비핵화 대화와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 등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나아갈 방향과 대내외 정책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이후 열린 총 10번의 최고인민회의 중 7번 참석했는데, 불참한 3회(2014년 9월·2015년 4월·2018년 4월)에서는 대내 정책 관련 후속 입법 등 행정적 기능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