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차관 “한국, 지소미아 갱신 권장”
-미일 정상회담 이후 다시 ‘지소미아’ 언급
-볼턴도 “미국이 지소미아 문제에 개입해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ᆞ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온 미국이 다시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갱신을 권고한다”며 공개 압박에 나섰다.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한국에 지소미아에 다시 전념할 것과 협정을 갱신할 것을 권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 그들의 차이를 다루기 위한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며 “한일은 역내 안정과 안보에 있어 우리의 린치핀(linchpinᆞ핵심축)이다. 한일 관계의 긴장을 알지만, 미국은 상호방위 및 안보 관계의 온전함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루드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이어진 미국 정부의 우려 입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종료 결정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직접 “매우 유감스럽다”는 표현을 한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절제된 표현이지만, 재차 종료 결정 번복을 요구하며 한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 직후 이어진 발언으로, 일본 측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우려 표명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역시 “북한의 핵 미사일 등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일이 서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동맹 파열음에 대해 루드 차관은 “우리는 (한미) 양국이 구축한 동맹이 아주 자랑스럽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있어 우리는 어떤 즉각적 위협에도, 거의 대부분 함께,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 함께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다양한 동맹을 조율할 미국의 능력에 명백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을 불러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아시아의 한반도와 전세계에서 더 많은 미국의 관여와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미국이 여기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잘못된 시점에 동맹 능력의 아주 심각한 약화를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루드정책차관은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되돌릴 어떤 계획도 현재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것들(핵무기)은 이삼십년 전에 (한국에서) 철수됐다”며 “그것(핵무기 재배치)은 현재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진행자가 “전혀 권고할 만한 것이 아니냐”고 재차 묻자 “나는 그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