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장관, 지난달 26일 정식 시행 결정

평일은 일과 이후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주말은 오전 8시30분~오후 9시까지 허용

우려 높았던 군사기밀 유출 사례 적발 안돼

병사들 휴대전화 사용, 오늘부터 전면시행 “우려한 기밀유출 없어”
군 병사들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해 4월부터 시범 운영됐던 군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국방부는 시범 운영하던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이달부터 모든 군부대에서 정식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1일부터 정식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평일 사용시간은 일과 이후인 오후 6~9시다. 공휴일과 주말에는 오전 8시30분~오후 9시에 쓸 수 있다.

시범 운영 기간 병사 휴대전화를 통한 군사기밀 유출 등의 보안사고는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부대 내 휴대전화 사진 촬영을 통한 보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부대 위병소 2400여곳에 ‘보안 통제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보안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휴대전화를 들고 위병소를 통과하면 카메라 기능이 차단된다. 부대 밖으로 나갈 때는 위병소 밖에 설치된 ‘비콘(근거리 무선통신)’장치로 카메라 기능이 다시 작동된다.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들의 복무 적응, 임무수행, 자기계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국방부는 평가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장병 7000여명·민간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4월에는 응답자 57%가 긍정적이고 답했지만 올해 2월에는 97.5%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외박·휴가 등 출타를 전면 통제했을 때 격리된 장병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휴대전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대 내 디지털 성범죄, 인터넷도박 등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텔레그램 ‘박사방’ 가담자인 육군 일병 이원호(19)는 복무 중에도 휴대전화로 ‘디지털 성범죄’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육군 일병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군사기밀로 분류되는 암구호(피아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공유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용 수칙과 보안 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한다”며 “불법 사이버도박 예방교육 강화, 규정 위반자 처벌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