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14일 새벽 제9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자리’ 단어를 총 열 차례나 구사했다. 소득주도성장보단 일자리 보호를 통해 상생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에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지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일자리와 경제 주체들을 보호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돈독하게 하는 데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고뇌에 찬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8720원(1.5% 인상)으로 의결된 데 대해 그는 “지난해엔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파도의 높이와 가야 할 길이 어느 정도 보였는데 올해는 불확실성이 충분히 걷히지 않았다”며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9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인상률이 낮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노동시장 성격, 인구구조, 산업구조 등이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다”며 “과거엔 개발도상국으로 저임금 노동자가 훨씬 더 많았고, 노동력에 의존하는 산업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현재와 인상률을 비교해선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처한 상황과 선진국과 경쟁해야 하는 임금 수준까지 고려했을 때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하나의 수단으로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으로 노동시장 내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른 제도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이용해야 할 국가적 문제로 최저임금위 부담으로 떠넘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권순원 공익위원(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경제적 위기, 불확실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소득도 중요하지만 일자리가 생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밝혔다.

그 역시 여러 차례 일자리 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 위원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조정하는 것은 노동력”이라며 “최저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초래될 수 있는 일자리 감축 효과가 노동자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권 위원은 “20곳을 현장 방문해 시간 쪼개기 고용을 다수 활용하는 사례, 근로자 대신 가족이 일하는 사례 등을 다수 목격했다”며 “일자리를 위협하는 정도의 위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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