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할 만 하면 다시 이동…사건 배당돼도 본격착수에 시간
잦은 인사에 인사권자 눈치, 고검장 지휘시 인사에 더 취약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6개월마다 돌아오는 검찰 인사에 검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사의 연속성과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데다, 주거와 자녀교육 등 현실적인 문제가 겹쳐 잦은 인사이동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8월 중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비롯해 차장·부장과 평검사 인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초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 이후 약 6개월 만에 단행되는 인사다. 앞서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에도 인사 이동이 있었다. 1년 사이 세 번의 인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잦은 인사가 수사의 연속성을 해친다는 점이다. 일선의 한 지검장은 “수사 중인 사건을 새로 파악하고, 보완이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는 데 최소 한 달 이상 필요하다”며 “6개월마다 이동하면 그나마 막 적응이 되고 뭔가 해보려고 할 때쯤 다시 짐을 싸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형사부 검사는 “인사가 나면 며칠 만에 인수인계가 다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사건이 배당돼도 인사를 앞두고 있으면 새로 옮기는 검사가 다시 처음부터 봐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착수에 시간이 걸리고 한동안은 공전된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인사가 잦아지면 검사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고, 그만큼 독립성이 저해된다는 점이다. 여권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자리에 발령을 내거나, 현 근무지에서 먼 곳으로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금세 돌아오는 인사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게 만든다.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맡았던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맡았던 신봉수 전 2차장검사는 올해 초 인사에서 발령 6개월만에 각각 수원지검 여주지청장과 평택지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최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대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고검장들에게 분산할 경우 인사로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검장은 검찰총장처럼 임기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인사이동에 취약하다.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주거 문제가 가장 크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인사 발표가 언제날지 알 수도 없는 데다가 발령일까지 기간도 며칠”이라며 “옆동네로 가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광주로 가는 식이다. 가족이 다같이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관사가 없는 곳으로 가게 될 경우 집을 구하는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겨울에 이뤄지던 정기인사가 여름으로 바뀌면서 자녀들의 학사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법무부장관이 검찰 인사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현행 검찰청법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여당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4명은 지난 2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일선의 한 검사는 “검찰총장이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 생각을 전하는 게 아니라, 총장이 검찰 내부 문화나 평가를 잘 알 수 있기에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규정을 없앨 경우 검사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정성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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