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수원 등 10월 이후 신고가 행진
“서울 접근성 좋은 경기권 아파트 계속 수요 몰릴 것”
보유세 부담 커지고 청약 대기 수요 여전…
가격 상승폭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임대차 3법과 가을 이사철 등으로 촉발된 전세난으로 주택시장에서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강남권에서 벗어나 서울 외곽 또는 경기도 아파트에 대한 직접 매입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 관측된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월 이후 경기도 인기 지역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전세가격 상승 추세와 서울권 등에서 이동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매매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 지난달 21일 정자동 분당파크뷰 전용면적 138.68㎡(20층)가 21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최고 실거래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9월 같은 면적이 20억9000만원(26층)에 계약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사이에 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인근의 로얄팰리스 전용 244.49㎡(6층) 역시 지난달 9일 20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지면서 첫 ‘20억원대 실거래가’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과 인접한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과천시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3.64㎡(11층)는 지난달 7일 16억4000만원에 손바뀜했고, 2016년에 준공한 하남시 학암동 위례엠코타운센트로엘 전용 98.75㎡(23층)도 지난달 26일 15억8800만원을 기록하며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는 원천동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98.93㎡(32층·15억5000만원), 이의동의 e편한세상광교 전용 120.03㎡(24층·14억9500만원) 등에서 최근 신고가에 손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 통계에서도 경기도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기준 경기도와 인천시가 전주 대비 각각 0.23%, 0.15%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서울(0.02%) 기록을 압도했다.
경기도 아파트의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은 9.04%에 달했다. 세종시(39.57%)와 대전시(14.40%)에 이어 전국 3위에 해당한다. 반면 서울 아파트는 정부의 강한 규제 여파 등으로 올해 누적 0.60% 상승에 머물러 있다.
김포시의 경우 지난주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아파트값이 1주일 만에 무려 2% 가깝게 급등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도 동탄역 인근과 동탄호수공원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전세기격 모두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향후에도 서울 접근성이 좋은 성남·의왕 등을 비롯해 부천·남양주·하남 등 3기 신도시 예정지역 등에 실수요자들이 계속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구매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입주 가능한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오면서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 연구원은 “높은 집값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청약 대기 등의 원인으로 매수 전환이 활발하게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폭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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