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배달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가 음식값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배달비가 올라가는 추세다. ‘배보다 배꼽’이 큰 이런 역전현상은 더욱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배달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안양에서 배달된 1만 6000원짜리 쭈꾸미볶음 음식에 붙은 배달비는 1만 7500원이었다. 배달비가 음식값보다 높게 책정됐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배달 라이더수는 줄어, 이같은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배달비가 높아지면 음식점과 배달플랫폼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쭈꾸미볶음 1만 7500원의 배달비의 경우도 상당 부분을 배달플랫폼에서 지급했다.
일반적으로 배달비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플랫폼 소속 가맹점이 계약된 기본요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를 플랫폼이 지급하는 구조다. 기본요금은 거리나 날씨 등의 영향에 따라 달라진다. 3000원부터 많게는 7000원까지 올라간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계절적 요인으로 배달 라이더가 줄어들면서 배달비는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당분간 가격 역전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가맹점과 배달플랫폼의 부담도 가중될수 밖에 없다.
결국은 소비자들에게도 전가될수 밖에 없다. 배달플랫폼이 출혈 비용을 견디지 못해 가맹점에게 부담을 떠넘기면 가맹점은 올라간 부담 만큼 음식값을 올릴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배달플랫폼업계는 배달비를 낮추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배달비가 곧 배달플랫폼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현재 배달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은 배달 라이더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에 있다”며 “업계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높은 배달비를 지급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