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쿨톤 립스틱이에요. 5회 미만 사용 제품이니 거의 새거라고 보시면 돼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고거래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얼굴 부위에 밀접하게 접촉하는 립스틱·틴트 등 화장품류는 전파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중고거래 업체로선 거래 자체를 막을 방법이 없어, 이용자들의 자제가 요구된다.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사용한 립스틱과 틴트 제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립스틱 4개 모두 5회 미만 사용 제품입니다” “발색해본다고 몇 번 써본 게 다에요~ 새거나 다름없어요” “두번 정도 썼어요. 거의 새거 라고 보시면 됩니다^^” 등 다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도 “두 제품 모두 5회 미만 사용한 제품입니다” “올초에 한두번 발라본 제품입니다” “정말 가끔 써서 사용감 거의 없는 세재품” 등 립스틱과 틴트 제품 게시물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의학계는 중고거래가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장품은 얼굴이나 피부에 묻는 제품으로 특히 립스틱은 입술에 묻기에 접촉 위험성이 많다”며 “침이 묻어있는 데다 누가 사용한지도 모르는 물품은 요새처럼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땐 거래 자체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일이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도 없는 만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최근 무증상 감염자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체가 불확실한 제품은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으로선 거래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업체들은 저마다 이용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거래금지 품목을 설정하고 있지만 대개 마약, 주류, 음란물, 암표 등 거래 자체가 불가능한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가 금지된 불법이 아닌 이상 이용자들의 거래에 개입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중고거래 특성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있어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코와 입을 덮는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도리어 중고 화장품 거래가 늘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화장품 구매 통로가 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싼값에 화장품을 사려는 청소년들이 중고거래를 많이 이용하는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