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하위 20%만 대상

카드발급·빚 늘려 자격 충족

소상공인 대출 금리 낮춰도

업종·한도 제한에 ‘그림의 떡’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보릿고개’가 심화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대출을 이용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고의로 떨어뜨리기까지 할 정도다. 정부는 다음주부터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금리를 연 2%대로 낮출 예정인데, 재원 한도가 6조5000억원 밖에 남지 않아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이용이 어려운 자영업자에게 연 4.5%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기초수급자 혹은 신용점수 하위 20%(기존 신용등급제 기준 신용 6등급 이하)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미소금융을 이용한 한 자영업자는 “상품을 신청하러 갔더니 신용등급이 조건에 맞지 않다고 거절당했다”며 “신용카드를 만들고 카드 대출을 받아 일부러 등급을 두 단계 정도 낮춰 대출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이같은 수단까지 동원하는 것은 코로나19 금융지원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소상공인 1·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2000만~3000만원 한도의 대출을 해줬다. 지난달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기대출 이력과 무관하게 최대 2000만원 한도로 긴급대출을 진행했으나, 접수 당일 6시간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8일 1000만원 한도의 추가대출이 개시되지만, 이 상품은 집합제한·금지 업종만 받을 수 있다. 일반 업종도 코로나19 타격이 극심한 처지이지만 대출 지원 대상이 아니다.

현재 집합제한·금지업종 이외 일반 업종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은 2000만원 한도의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이다. 정부는 이들이 받는 타격을 감안해 오는 18일부터 금리를 기존에 비해 최대 2%포인트(p) 낮추고 보증료도 인하할 방침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2%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 1등급 직장인이 신용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금리 수준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총 10조원의 재원 가운데 3조5000억원이 이미 소진돼 6조5000억원만 남아 있을 뿐이다. 앞서 ‘소상공인 1차 금융지원’은 1.5%의 낮은 금리를 조건으로 해 한달여만에 16조원이 거의다 소진될 정도로 대출 열풍이 불었던 바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당시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의 높은 대출 수요를 감안하면, 당시와 같은 대출 열풍을 재현할 우려가 있다. 재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막차타기 수요가 거세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훈·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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