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좋은 말로 해도 알아 들을텐데, 꼭 이렇게까지 리뷰를 써야 하나요? 저희도 사람인데, 너무합니다.”
일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의 ‘악의적인 별점(리뷰) 테러’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별점 1점’에 음식물을 하수구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진을 게재하는가 하면, 음식점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불만사항을 평가에 포함시키는 식. 여기에 별점이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악용해 해당 음식점에 무리한 요구를 한 뒤 음식점 측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악의적인 리뷰를 남기는 이용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충격의 배민 리뷰’라는 제목으로 개수대에 처박힌 햄버거 사진과 함께 한 배달 앱 이용자의 후기가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햄버거 가게에서 수제 햄버거를 주문한 이용자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자 이를 싱크대에 그대로 쏟아 버렸다.
이 이용자는 “두 입 먹다가 제 입맛에는 너무 많이 짜고 질퍽질퍽 식감도 별로여서 그냥 다 버렸습니다. 재수정 리뷰 씁니다”라며 별점 한 개를 남겼다.
이에 대해 음식점주는 “입맛과 취향은 다를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만든 음식을 만족하지 못하셨단 글을 보니 서글픈 마음이 든다”며 “버릴 정도의 음식을 만들었다는 건 분명의 저희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음식점주는 “그래도 쓰레기통(개수대)에 버려진 음식 사진은 처음이라 충격이 크다”면서 “그간 저희의 노력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 같아 참 힘든 날”이라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리뷰와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란 반응이다. 음식에 대한 불만을 지나치게 과도한 방식으로 표출한 것 아니냔 것이다.
이러한 ‘악성 리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몇 차례 관련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논란이 됐다.
“떡볶이 떡이 최악, 밀가루 덩어리”라며 개수대에 떡볶이를 버린 사진을 올린 이용자가 있었는가 하면, 또 다른 이용자는 순대전골을 주문한 뒤 “곱창전골이 아니라 순대전골 같다”며 별점 2개를 주기도 했다. 이처럼 음식점주의 잘못이 아닌 경우에도 ‘별점 테러’를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벨을 누르지 말아달라 요청 사항에 적어뒀는데 벨을 눌렀다”며 배달기사의 실수를 음식점 측에 전가하는 것도 단적인 예다.
홀 매출보단 배달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코로나19 시국에 배달 앱 리뷰는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그럼에도 음식점주가 임의로 악성 리뷰를 삭제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혹평’도 소비자의 권리고, 리뷰 자체 역시 온라인상의 저작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이에 배달 앱 업체들이 허위리뷰 차단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여전히 악성 리뷰를 걸러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배달 앱의 경우 소비자가 리뷰 삭제에 동의하지 않을 시 한 달 뒤에 다시 노출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