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5㎡이상이 중소형 보다 오름폭이 커

경기에선 135㎡초과 대형이 가장 많이 상승

거래량도 101~135㎡ 크기 가장 많이 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대형 주택 선호도 급등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하이파크시티일산아이파크1단지’ 124.88㎡(이하 전용면적)가 7억5000만원(15층)에 계약됐다. 이 단지에서 작년 12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같은 크기로 역대 가장 비싸게 거래됐다.

인근 ‘하이파크시티 일산파밀리에2단지’ 121.45㎡도 이달 7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작년 1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게 이 단지 같은 크기의 최고가였다.

수도권에서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84㎡ 이하 중소형 보다 오름폭이 훨씬 크다.

KB국민은행이 작성하는 전용면적별 아파트값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이달 마지막 주(25일 기준)까지 4주간 수도권 아파트 중 가장 많이 오른 크기는 중대형(102㎡초과~135㎡이하)으로 2.14% 상승했다. 중형(85㎡초과 ~ 102㎡이하)은 2.03% 올라 그 다음으로 오름폭이 컸다. 2%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한 크기가 모두 85㎡ 보다 컸다.

그 뒤를 1.98% 오른 중소형(60㎡초과~85㎡이하), 1.78% 상승한 대형(135㎡초과), 1.52% 뛴 소형(60㎡이하)이 따랐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와 인천에서 대형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올 들어 4주 동안 경기도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크기는 대형으로 2.64%나 상승했다. 그 바로 뒤를 중대형(2.54%)이 차지했고, 중소형(2.35%), 중형(2.20%), 소형(1.90%) 순으로 많이 올랐다.

인천에선 올해 중대형(1.62%)이 가장 많이 올랐고, 대형(1.23%), 중소형(1.04%), 중형(0.73%), 소형(0.42%)이 따랐다.

수도권 주택 시장 ‘중대형 천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개별 단지별로 올해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곳은 중대형인 경우가 많았다. 지난 23일 남양주 별내동 ‘남광하우스토리’ 123.65㎡는 7억5000만원(16층)에 거래돼 처음으로 7억원을 넘었다. 직전 이 아파트 최고가는 6억9500만원이었다. 인근 ‘포스코더샵’ 116㎡도 이달 9억2700만원(22층)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8억8500만원) 보다 4000만원 넘게 올랐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수도권 아파트 중 가장 많이 오른 크기는 중형(14.48%)이었고, 그 바로 뒤가 중대형(14.04%)이었다. 전통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던 중소형은 12.89% 오르는 데 그쳤다. 소형(11.27%)과 대형(10.98%)은 그 뒤를 차지했다.

역시 경기도에서 이런 차이는 더 뚜렷했다. 중형이 16.2%로 상승폭이 가장 크고, 중대형(15.81%)가 그 뒤를 차지해 85㎡ 이상이 가장 많이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중소형(13.5%), 대형(14.46%), 소형(10.36%)가 자치했다.

중대형은 거래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 101~135㎡ 크기는 1004건 거래돼 전월(497건) 보다 102% 늘었다. 전체 주택 크기 유형 중 가장 증가폭이 큰 크기다. 경기도에서도 101~135㎡ 크기가 12월 한 달 동안 3090건 거래돼 전월(2345건)보다 32%나 늘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2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주택시장에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만 주로 공급되면서 상대적으로 중대형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과 재택근무가 늘면서 1인당 주거 사용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대형 선호도를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가계 소득 증가 등으로 좀 더 큰 주택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인구통계학적으로 1~2인 가구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중장기적으로 중대형 주택 인기가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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