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영향

2분기 이후 입주물량 급감…구조적 상승 불가피

입주 많으면 전셋값 하락은 옛말…“많든 적든 오른다” [부동산360]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4.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통상 전셋값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입주물량이 많으면 전세 가격이 내려가고 적으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시장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5만여가구에 달했으나 전세 가격 상승세는 가팔랐다. 지난해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시장 불안이 확대된 영향이 있으나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등이 입주물량 영향력을 축소시켰다는 분석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9078가구로, 2008년(5만7379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14.24%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부동산114가 시세를 집계한 2002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입주 많으면 전셋값 하락은 옛말…“많든 적든 오른다” [부동산360]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및 전세가격 변동률 분기 추이. [부동산114 제공]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2법 도입에 따른 과도기적 진통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3~2014년 강남보금자리와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등이 일제히 입주하며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통한 물량 비중이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서울의 입주물량은 정비사업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이 물량의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어 일반가구에 돌아가는 물량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양도세 면제를 위한 2년 거주, 주택담보대출 시 직접 거주 등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전월세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적어졌다. 윤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임대차보호법이 강화되며 전월세 가격을 추가로 자극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올 2분기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1만1140가구가 입주하지만 ▷2분기 5659가구 ▷3분기 7938가구 ▷4분기 4919가구 등 물량이 크게 준다.

입주물량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전세 가격은 당분간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부동산114는 덧붙였다. 2년 단위로 이어지는 전세계약을 고려할 때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될 이사철에 지난해 급등했던 전셋값이 반영되며 재계약이든, 신규 계약이든 높아진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결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든, 적든 전세 가격은 임대차2법이 시행 이후 1년이 지나가는 올해까지 과도기적 상승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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