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04.6→107.8
9주 연속 기준선 100 뛰어넘어 ‘매수>매도’
다주택자 버티기 돌입 ‘매물가뭄’ 이어져
“규제완화 기대감에 매물절벽 지속될 듯”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매수심리가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8로, 전주(104.6)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100.2로 기준선 100을 넘긴 뒤 올해 3월 마지막 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2·4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리기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로 올 들어 처음 기준선 아래를 나타냈으나, 한 주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들어서는 등락(103.7→103.5→104.8→104.3→104.6)을 거듭하다가 이달 들어 3.2포인트 크게 뛰어올랐다.
매수심리는 서울 전역에서 강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압구정·반포·잠실동 등이 속한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이 112.6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2.5포인트 올랐다. 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강남구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묶인 뒤 서초구는 반포동, 송파구는 문정·방이동 등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세가 나타났다. 여의도·목동이 포함된 서남권은 107.6으로, 전주와 비교해 1.3포인트 올랐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은 107.4로, 5.4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인 노원구가 있는 동북권은 106.3으로, 전주보다 4.7포인트 올랐다. 마포·서대문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은 지난주 100.6에서 이번주 103.3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7월 첫째 주(0.1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다주택자 상당수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에 유통 가능한 매물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개업계에서는 실입주 가능한 매물은 더 적어 희소성이 부각되고, 가격은 더 뛰고 있다는 설명도 더해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달부터는 다주택자들이 매각을 포기하면서 매물 가뭄이 심해질 수 있다”면서 “더욱이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당분간 매물 절벽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전세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5로, 전주(107.0)보다 1.5포인트 높아지면서 전세 공급 부족이 심화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라 4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반포동 재건축단지 이주 수요 등의 영향으로 서초구(0.39%)는 물론 인근 송파구(0.15%), 동작구(0.13%), 강동구(0.10%), 강남구(0.05%) 등의 전셋값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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