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국가별 GNI
지난해 3만2860달러
3만2200달러 넘어서
경제규모는 역전 안돼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국민 전반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주요 7개국(G7) 이탈리아를 넘어선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난 2017년 3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는 이후 이탈리아를 근소차로 따라붙다 작년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사상 첫 순위 역전을 이뤄냈다.
2일 세계은행(World Bank) 홈페이지에 게재된 국가별 1인당 GNI(미달러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3만2860달러를 기록, 1년새 2.8%(930달러) 감소했다. 이탈리아는 3만2200달러로 같은 기간 6.7%(2330달러) 줄었다.
세계은행이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1962년 이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이탈리아를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60년대만 해도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했다. 이후 점점 격차가 줄면서 1980년대엔 3~4배 수준으로 줄었고 2000년대 들어선 2배 아래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1881달러로 세계은행 수치와 차이가 있다. 한은은 해당연도 평균환율을 적용해 산출하지만, 세계은행은 직전 3개연도 평균환율을 대입(아틀라스 방식)해 구하기 때문이다.
작년엔 코로나19란 돌발 요인으로 우리 국민의 생활 수준이 이탈리아를 넘어섰지만, 산업구조상 대외 변수에 덜 취약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부각된 결과란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관광산업 비중이 높고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봉쇄조치에 따른 타격이 달랐다”며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각 정부의 대응방식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아직 전체 경제 규모는 이탈리아가 앞선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작년 이탈리아 국민총소득은 1조9178억 달러로 1조7012억 달러인 우리나라와 2000억 달러 가량 차이를 나타냈다. 국내총생산(GDP·명목)도 이탈리아와 우리나라가 각각 1조8864억 달러, 1조6305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년 만에 세계 경제 10위권 진입에 성공하는 등 코로나19란 악조건 속에서도 비교적 진일보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명목·달러기준) 순위는 멕시코와 러시아를 제치고 2018년 이후 다시 10위에 올랐다. IMF 전망을 보면 우리나라의 GDP는 2024년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서고 최소 2026년까지 현 순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GDP 순위는 인도, 프랑스에 이어 8위다.
한편 세계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610달러로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전년대비 2.1%(220달러) 늘었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1000달러 돌파 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국민소득은 머지않아 2만 달러대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