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전국 평균 강수일수 무려 11일

대기가 정체되는 ‘블로킹’ 탓

加·美 등에선 ‘열돔’ 현상으로 폭염

기상청 “기후위기 일상화될 것”

요즘 날씨 왜 이래…늦장마에도 11일 지속된 6월 소나기, 원인은 ‘블로킹’
소나기가 내린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서 한 시민이 종이 상자로 비를 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요즘 날씨가 수상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오후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방비로 외출했다 소나기로 난감했던 경험에 우산은 필수품이 됐다. 또 39년만에 7월 늦장마가 시작되면서 올해 여름 휴가 계획도 불안하다.

올해 기록적인 늦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장마철이라 생각될 만큼 비가 자주 내렸다. 지구 온난화 등에 따른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반도에는 앞으로도 이런 이상기후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 강수일수는 11.0일이었다. 3일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린 셈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8.3일과 8.0일이었지만, 2019년 9.5일, 2020년 11.6일이나 됐다. 다른 해와 달리 올 6월에 장마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나기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올해 소나기가 잦았던 이유를 이상기후 현상인 ‘블로킹’에서 찾고 있다. 블로킹이란 중위도에서 고·저기압의 위치 변동에 따른 편서풍(동서바람)이 약화되고, 남북으로 부는 바람이 강화되면서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블로킹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지구온난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올해 이상 기후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다. 캐나다 서부와 미국 서북부 워싱턴·오리건주 등에서는 최근 100년 만에 폭염이 발생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은 지난 6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섭씨 49.6도까지 기온이 캐나다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는 같은 달 25일부터 5일간 500명 가까운 사람이 폭염에 급사한 것으로 주정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으로 고기압에 의해 뜨거운 공기층이 돔처럼 갇혀 지면을 둘러싸고 움직이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돔, 블로킹 등이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지구촌 기후 위기는 일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