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폰 안사, 미국과 싸워도 아이폰” 못 말리는 중국인
중국 본토에 설립된 대형 애플 매장. [애플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국 휴대폰을 왜 사나요? 미국과 싸워도 스마트폰은 아이폰 사야죠” (중국인)

중국인들의 아이폰 사랑이 ‘점입가경’이다. 글로벌 1위 삼성 스마트폰은 철저히 외면 하고 있지만, 아이폰은 못사서 안달이다. 미중 갈등에도 11·11 쇼핑 축제에서 아이폰이 역대급 판매량을 올렸다. 11·11쇼핑 축제는 이른바 ‘광군제(光棍節)’로 불리는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다.

13일 중국의 2위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10월 31일 할인 행사 시작과 함께 2초 만에 1억 위안(한화 약 180억) 어치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11월 11일 프로모션 종료 이후 집계된 최종 거래액은 100억 위안(1조 8000억원)이다. 10억 위안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업체는 총 31곳. 애플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팔린 제품의 상당수는 아이폰13 시리즈로 추정된다. 지난 9월 공개된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업계는 아이폰13이 전작 대비 약 10% 가량 적게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폰 안사, 미국과 싸워도 아이폰” 못 말리는 중국인
아이폰13 [애플 제공]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이폰13은 중국에서 사전 예약 첫 날 5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애플의 첫 번째 5G(세대) 스마트폰으로 1억대 이상이 팔린 전작 아이폰12과 비교해서도, 중국 사전 예약 판매량이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애플의 3분기 중화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나 증가했다. 3분기 중화권에서만 146억 달러(약 17조 1000억)의 순이익을 올렸다. 미국(20%), 유럽(23%)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폭이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화웨이가 휘청이면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중저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점유율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이 가장 고전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에서 판매된 고가 스마트폰(800달러 이상)의 74%가 애플 제품이다. 중고가 스마트폰(600~700달러)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