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
컨소시엄 방식 적용 두고 조합원 갈등
“품질 저하 우려” vs. “속도감 있는 사업”
내년 재입찰 진행 시 사업 지연 불가피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1호 재개발 사업지인 신림1구역이 컨소시엄(공동 도급) 방식 적용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을 봉합하고 시공사 선정 문턱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6일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는 서울시가 제안한 신속통합기획안을 바탕으로 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포함한 총 8건의 안건이 상정된다.
핵심은 단연 시공자 수의계약 및 선정 승인의 건으로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정한다. 앞선 1·2차 시공사 입찰이 GS건설 컨소시엄의 단독 참여로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다. GS건설 컨소시엄은 참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신림1구역은 그간 시공사 선정을 두고 내홍을 겪어왔다. 일부 조합원이 컨소시엄 방식으로 진행되면 품질 저하나 하자보수 책임소재 불분명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공사 입찰 규정에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며 ‘컨소시엄 반대 결의서’를 걷고 시위를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이번 수의계약 찬반투표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이번에는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수의계약까지 무산되면 내년 재입찰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서울 내 재개발 사업지가 워낙 많아 인허가 절차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합원 A씨는 “조합이 수의계약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반대파가 강경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총회 당일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측은 단일 브랜드 선택권, 단일 시공, 단일 하자보수 등의 보완책을 조합원에 제시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원 일부 반대가 있지만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위해 시공사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계약 건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신림1구역은 서울시가 중점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의 대표 사업지로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서울시로서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정비사업 성공 사례가 나와야 향후 정책 추진에 힘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유심히 살피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사업시행인가 등 향후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림1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4192가구(오피스텔 88실 포함)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신속통합기획 적용으로 용적률이 기존 230%에서 259%로 상향되면서 가구수가 1000가구 이상 늘었고 지천 르네상스 사업 등도 함께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약 1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