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제2공장 공사 마무리 단계…연내 가동
국내 중대형전지 제조직 신입 2년간 파견 예정
헝가리 캐파 올해 37GWh…2025년 67GWh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삼성SDI가 헝가리 제2공장 가동을 앞두고, 국내에서 대규모 인력을 파견한다. 헝가리는 삼성SDI의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로, 가동이 본격화하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의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시에 위치한 헝가리 제2공장 건설을 조만간 마무리 짓고, 연내 가동에 돌입한다.
특히 제2공장 가동 및 설비 구축을 위해 국내에서 중대형 전지 제조직(생산직) 신입직원들을 파견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입사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미 개별 면담을 진행 중이다. 헝가리 파견을 위한 설명회도 예정돼 있다.
삼성SDI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파견 규모를 확정한 뒤, 신입직원들을 2년간 헝가리에 파견한다. 신공장 및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을 ‘전문 설비 엔지니어’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헝가리는 삼성SDI의 핵심 생산기지다. 2001년 설립된 헝가리 법인은 당초 브라운관과 플라즈마 표시장치(PDP)를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2016년 8월 삼성SDI는 이곳을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5월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2018년 2분기부터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본격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자 삼성SDI는 2019년 제1공장 생산라인 증설과 제2 신규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헝가리 공장 규모는 삼성SDI의 타 생산기지를 압도한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중국 서안, 한국 울산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증권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공장 캐파(Capacity)는 한국 연 9GWh, 중국 8GWh였다. 반면 헝가리 공장은 24GWh로 한국·중국 대비 약 3배 규모다.
올해 제2공장 가동이 본격화할 경우 삼성SDI의 헝가리 중대형 전지 캐파는 연 37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13GWh, 2021년 24GWh에서 대폭 확대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에는 약 67GWh까지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 투자 및 캐파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 ‘볼보’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진출도 공식화했다.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 회사인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연 23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고,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SDI의 생산 확대 및 고객사 확보는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해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올해도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새롭게 론칭하기도 했다. ▷최고 안전성을 보유한 품질 ▷초격차 고에너지 기술 ▷초고속 충전·초장수명 기술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술의 정점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