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보급, 치료제 개발 등으로 주춤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전망에
수출 계약, 해외 승인 이어져…중기 수출품목 6위까지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가 장기화를 예고한 가운데 ‘K-진단키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발빠른 선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각자대표 이효근·허태영)는 지난 24일 729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원 신속 진단키트를 일본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7일에도 미국 정부에 998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사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캐나다 기업에 1387억원 규모의 자가검사 키트를 공급하는 등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수젠텍(대표 손미진)은 지난 19일과 20일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스위스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일반의약품(OTC) 승인을 완료했다. 아랍에미리트와는 초도물량 50만개 납품이 확정됐고, 카자흐스탄과 스위스와는 추가 공급 물량을 논의중이다. 수젠텍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하기로 계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씨젠, 코젠바이오텍, 바이오니아 등 여러 기업들이 오미크론에도 유효성에 영향받지 않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수출길을 넓히는 중.
진단키트 기업들은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받았다.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충분히 보급된데다, 치료제 정식 허가도 목전이어서 조만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많이 할 수록 실적이 향상되는 구조 상 진단키트 기업에 대해서는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백신 접종 등을 계기로 일부 국가들이 국경을 열었던 틈을 타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다시 진단키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종식을 장담할 수 없다 보니, 지난해에 이어 진단키트가 수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171억달러(한화 140조원)로, 전년보다 16.2%나 늘었다. 이 중 진단키트가 포함된 의약품은 수출액이 33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수출액이 10억6000만달러 늘었다. 의약품은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수출 규모는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그랜드뷰리서치(GVR)는 지난 2020년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기기 시장규모를 844억달러로 추정했다. 이 중 국산 진단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씨젠 관계자는 “이번 오미크론 발생 직후 국내 기업들이 변이 바이러스 진단 유효성을 입증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던 역량에 비춰보면 시장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