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에서 학력과 무관한 게임 실무 관련 강의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외 전공 관련 경력 전무
협회도 ‘허위 이력’ 논란 …與 “사실상 무자격 강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과거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게임분석과 기획, 그래픽, 콘텐츠개발 등 게임 관련 과목을 강의했지만, 정작 임용의 근거인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경력이 허위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무자격 강의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TF는 21일 “폴리텍대가 제출한 김건희 씨 강의 내역을 통해 미술·디자인을 전공한 김 씨가 2006년 2학기부터 게임분석, 게임기획, 게임그래픽, 게임콘텐츠개발 등 게임 과목을 강의했음을 확인했다”라며 “폴리텍대에 제출한 경력 증빙자료에는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진 한국게임산업협회 외에 게임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김 씨가 폴리텍대에서 강의한 과목은 모두 게임을 직접 제작했거나 업계에 종사하는 등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목으로, 실제로 김 씨가 강의를 맡았던 ‘게임기획Ⅲ’ 과목은 커리큘럼 상 “게임전반에 걸친 제작 환경과 게임 기획의 실무 과정을 이해하며, 여러 장르 게임 기획의 실례를 학습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정작 김 씨는 경기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는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지털 컨텐츠 디자인전공 획득한 디자인학 박사다. 게임 관련 학력은 전무한 셈이다.
TF는 “김 씨가 게임 강의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육부를 통해 김 씨의 박사과정 이수과목을 요청했으나, 국민대학교는 ‘개인이 동의하지 않은 개인정보의 제공을 요청한 사안이기에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못한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경력 역시 허위 이력 의혹이 불거진 한국게임산업협회를 제외하면 게임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가 이력서에 강의경력으로 기재한 한림성심대의 경력증명서와 서일대의 출강증명서를 살펴보면, 한림성심대에서는 색채표현기법, 디자인개론, 그래픽실습 과목을 강의하였으며, 서일대에서는 색채학, 인간공학, 디자인사 과목을 강의했다.
이처럼 전공자도 아닌 김건희 씨가 게임 과목을 강의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체 경력 등으로 산학겸임교원에 임용됐기 때문이다. 현안대응 TF의 홍기원 공동단장은 “김 씨가 가짜 경력으로 산학겸임교원에 임용되고 전공도 아닌 과목을 강의한 건 사실상 무자격 임용에 이어 무자격 강의”라며 “그 피해는 누구보다 전문적인 교수님에게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할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대학에 상습적으로 허위 경력을 제출하며 선량한 지원자들의 기회까지 빼앗은 김 씨의 그간의 행적이 과연 윤석열 후보가 강조한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일인지 되묻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