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설 연휴기간인 2일과 3일(0시 기준) 연이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6일 처음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이후 한 주 만에 2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오미크론 변이의 ‘더블링 현상(매주 확진자 2배 증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 연휴 코로나19 검사량은 하루평균 30만건 수준으로, 평소 60만건의 절반이었는데도 확진자 수는 거꾸로 폭증했다. 대규모 인구이동에 따른 후유증으로 당분간 더블링 현상은 이어져 다음주 하루 4만명 수준의 확진자를 염두에 둬야 하다. 이달 말까지 하루 최대 12만명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반면 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크게 줄어 당분간은 오미크론의 ‘두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3일부터 도입된 재택치료 등 대규모 환자관리에 역량을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경증과 무증상 감염자를 관리하는 재택치료는 지금 상황에서도 만만치 않다. 2일 0시 기준 채택치료 환자는 총 8만9420명으로, 지난달 말보다 5만2000여명 늘었다. 현재 439곳의 의료기관이 관리 가능한 최대치(10만6000명)의 84.6% 수준으로 턱밑까지 찼다. 지금도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문자를 받고도 하루가 넘도록 재택치료 지침과 산소포화도 측정기, 약품 등 구호물품을 전달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지난 1일까지 접수 결과, 전국에서 1004개 동네 의원이 재택치료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호흡기 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은 이제 의심 환자 진찰·검사에서부터 먹는 치료제 처방, 재택치료 관리까지 ‘원스톱’ 진료를 수행하게 된다. 7일까지 2차 접수를 받는다는데 수천곳의 동네 병의원이 오미크론 대응의 실핏줄이 된다면 코로나를 독감 수준의 계절성 풍토병으로 관리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은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 방역 규제를 폐지하는 ‘위드 오미크론’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오미크론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데다 인구 500만명대 나라들의 실험을 따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국내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6%로 델타 변이의 5분의 1 정도라지만 고령자와 미접종자로 좁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고령층의 부스터샷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오미크론 확산 시기와 겹쳐 중증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행 규모가 작아서 쓰나미급 유행에 대한 경험과 준비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선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