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사업 개발 실패說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
주요 고객사 이탈 우려에 “우려와 다르다” 지적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우려하는 바와 다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들이 최근 업계에서 불거진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차질과 대형 고객사 이탈 등 논란에 입을 열었다. 해당 논란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도체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내놔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열린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10나노급 5세대(1b) D램 개발에 실패해 곧바로 6세대(1c) 개발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문의에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차질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부사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5세대인 1b D램이 12나노라고 말했다. 그는 “1b D램 개발을 넘어 1c D램을 개발한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1b D램인) 12나노 개발은 계획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극자외선(EUV)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개척하다보면 일부 계획 변경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선도기업으로서 챌린지도 겪고, 이것도 저희 로드맵으로 적용하고 확장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저희 12나노 개발 계획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라고, 중장기적으로 이후 노드도 개발 계획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업체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미세하게 만들수록 웨이퍼(반도체 원판) 한 장에서 나오는 D램의 생산량이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7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 활용하는 EUV 장비를 1a D램인 14나노 공정에 도입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도 업계에서 불거진 대형 고객사 이탈 논란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요 고객사인 퀄컴, 엔비디아 등의 주문이 경쟁사로 이탈한다는 등의 수주 관련 우려가 많다. 현재 선단공정에서 신규 수주 현황은 어떠하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다. 퀄컴과 엔비디아는 각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글로벌 반도체 칩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이에 대해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우려하는 바와 다르게 현재 주요 고객사 수요는 저희가 가진 캐파(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 파운드리는) 다수의 주요 고객사와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 팹 운영으로 공급 안정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향후 5개년 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며 “선단 공정(7나노 이하)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수주 규모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부사장은 최근의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고객사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외에도 고성능컴퓨팅(HPC), 네트워크, 오토모티브 분야의 티어1 고객을 확보해 고객 포트폴리오와 사업 구조를 개선 중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선단 공정에 대한 외부의 수율 우려에 대해서는 “우선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었고,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4나노 공정의 경우 초기 램프업(수율 향상을 통한 생산력 증대)은 다소 지연됐으나, 조기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는 예상된 수율 향상 곡선대로 진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