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비 소식…일부 지역 소나기
40㎜ 수준…가뭄 막기엔 역부족
장마 너마저…“예년보다 적게 비온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9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면서 땅의 메마름이 잠시 해소되나 당분간 가뭄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수량이 예년보다 많지 않은 데다, 짧은 여름 장마가 지나간 뒤 폭염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이 된 가뭄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 산지에 5~20㎜, 충청 북부는 5㎜ 안팎의 비가 내린다. 일부 지역에는 소나기와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다. 소나기는 수도권부터 충청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에서 5~40㎜ 가량 내릴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비가 오겠지만, 몇 달째 계속되는 가뭄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9일 예상 강수량이 최대 40㎜인데, 가뭄이 해소되려면 소나기 수준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수준이 돼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가뭄을 해소할만한 요인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뭄은 예년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돼 반년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2021년 12~2022년 2월) 강수량은 역대 최저치인 13.3㎜를 경신했고, 남부지방 일부 지역은 비가 한번도 내리지 않기도 했다.
5월에는 절정에 달했다.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116개 지역 중 강원도 지역 2곳을 제외한 114개 지역이 가뭄이었다. 5월 강수량도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최저치인 5.8㎜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 여름 장마철을 지난다 해도 가뭄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장마 초입인 이달 하순부터는 다소 많은 비가 예상되지만, 7월에는 폭염이 시작되면서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5~7년 주기로 발생하던 가뭄은 2013년 이후로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5월 가장 낮은 강수량을 기록한 해는 대부분 2013년 이후였다. 전국 91개 지역 중 66개 지역이 최근 10년 사이 역대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올해 기록을 경신했다.
여름철 폭염도 예년보다 길고 강할 것으로 예측돼 가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7~8월 기온이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높고, 강수량은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있다”며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돼야 장마철 강수량을 예상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