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전국 아파트값 0.14% 하락
시장 반전 없으면 2013년 이후 약세로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연간 기준으로 9년 만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에도 약세 국면이 이어지며 8년간의 상승 흐름을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일 집계 기준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0.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지 않을 경우 올해 아파트값은 2013년(-0.29%) 이후 9년 만에 약세로 전환된다.
시도별로 보면 이달 기준 아파트값이 약세로 전환된 지역은 총 6곳이다. 세종(-2.95%)이 내림 폭이 가장 컸으며 인천(-2.46%), 대전(-2.14%), 대구(-1.70%), 경기(-0.46%), 전남(-0.07%) 등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중 대구는 수성구 일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지난 7월 규제지역에서 빠졌음에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못하며 침체기가 길어지는 분위기다.
서울(0.48%)과 경북·울산(0.23%), 충북(0.18%), 충남(0.08%), 부산(0.06%) 등이 강보합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급매물 위주로만 간간이 거래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하락 전환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동산R114 측은 분석했다. 서울에선 최근 강남권과 용산 일대도 속속 약세로 전환하고 있어 추세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2.02%)과 제주(1.84%), 경남(1.31%), 광주(1.28%), 전북(1.22%)은 상대적으로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원과 제주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지역 전체가 비규제지역이라 투자 수요 유입이 자유로운 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대출규제 강화, 가격 부담감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 내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신축 아파트 공급량이 늘어나는 곳은 시장 진입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