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도 1억원 날렸다” ‘바닥’ 믿었던 사람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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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성전자 임원들이 우르르 사길래 바닥인 줄 알고 주웠는데… 1000만원 물려 있습니다.”(삼성전자 투자자 A씨)

“1년 전에 1000만원 넣고 지금은 반 토막이네요. 삼성전자 바닥 대체 어디입니까?”(삼성전자 투자자 B씨)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기운을 못 차리고 있다. 임원들이 직접 돈을 들여 수십억원어치 자기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줬지만 효과가 없다. 사장급 이상 임원들도 1인당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손실을 보고 있다. 임원들의 자신감에 삼성전자에 뛰어든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14일 전자공시 시스템 분석결과, 지난 1~6월 사장급 이상 임원 6명이 총 34억 7335만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총 5만주로, 평균 단가는 6만9467원이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5만6800원에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손실률은 약 18%다.

“삼성 임원도 1억원 날렸다” ‘바닥’ 믿었던 사람들 ‘아우성’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이 사장은 지난 2월과 4월 각각 5000주씩, 총 1만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삼성전자 제공]

가장 크게 손실을 보고 있는 사람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다. 이 사장은 2월과 4월 각각 5000주씩 약 7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현재 1억 3390만원 상당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은 1억3100만원,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1억400만원, 김수목 세트부문 법무실장 사장은 1억275만원,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785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

특히 5월에는 상무급 이상 임원 30여명이 우르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은 6만원 후반대였다. 임원들의 움직임을 ‘저가 매수’ 신호로 받아들인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조만간 반등해 ‘7만 전자’를 찍을 것으로 기대했다. 5월 한 달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9900억원이었다.

“삼성 임원도 1억원 날렸다” ‘바닥’ 믿었던 사람들 ‘아우성’
2022년 상반기 삼성전자 주가 현황. [토스 앱 캡처]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9월 들어 6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연휴 직전인 지난 8일에는 5만5600원선을 터치, 연중 신저가를 경신했다. 14일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로 전일 대비 2% 넘게 하락하며 코스피 하락률(1.56%)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남대종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생산원가가 상승하고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소비여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업황 불확실성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어 적극 매수보다는 바닥 탐색 투자가 적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하이엔드 모델 판매를 늘리고 있고 파운드리 3나노미터 GAA 양산 성공으로 기술경쟁력이 강화된다”며 “현재 주가는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