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4000만원 버는데” 유튜버 밥줄 걱정, 말이 돼?
유명 유튜버 쯔양은 과거 한 방송에서 3년간 총 조회 수 약 10억회, 최소 40억원의 수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캡처]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망 사용료는 결국 유튜버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될 것입니다.”(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 지역 총괄 부사장)

해외 공룡 기업들의 국내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가 유튜버의 ‘밥줄 걱정’을 하며 “망 사용료 반대 서명을 해 달라”고 호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버의 1년 평균 수익이 1억원에 달할 정도로 창작자 생태계가 커진 상황에서 유튜브가 ‘망 사용료가 현실화되면 창작자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창작자 비즈니스 망가질 것” 으름장 놓는 유튜브

지난 20일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 지역 총괄 부사장은 한국 블로그를 통해 “‘망 이용료’ 관련 법안에 대해 서명을 통해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인터넷과 유튜브에 기반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창작 커뮤니티는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들이 지난 몇 년간 구축해온 비즈니스가 망가지거나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망 이용료는 콘텐츠 플랫폼과 국내 창작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만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망 사용료와 같은 추가 비용은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공기업과 크리에이터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달에 4000만원 버는데” 유튜버 밥줄 걱정, 말이 돼?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상위 1% 유튜버의 월수입이 1억원에 달할 만큼 생태계가 성장하고 이로 인해 유튜브 역시 어마어마한 광고수익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건 망 사용료를 내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유튜버의 1년 평균 수익은 1억243만원, 월 853만원에 해당한다. 상위 10%의 월수익은 4200만원, 상위 1%는 1억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도 넘은 외국계 기업 ‘망 무임승차’

지난 2020년 넷플릭스로 촉발된 망 무임승차 논란은 현재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넷플릭스 무임승차방지법’을 포함해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은 7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외국 기업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만큼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한 달에 4000만원 버는데” 유튜버 밥줄 걱정, 말이 돼?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연합]

여기에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크리에이터들의 피해를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법안 논의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망 사용료 찬반토론회를 주최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소위 ‘망 사용료’ 관련 논의에서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목소리가 대세를 이뤄왔지만 콘텐츠업계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며 “망 이용료 관련 법안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콘텐츠기업에 대한 규제로도 돌아올 수 있는 상황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콘텐츠기업의 시각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