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반포 1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동의서 검인 처리

올해 초 대비 두배 넘게 뛰어

최근 신축 빌라 많이 들어서…사업 성공 위해 노후도 충족 관건될 듯

[르포] 모두가 집값 떨어져 아우성인데…3.3㎡ 당 1억 훌쩍 넘겼다는 반포동 이 곳[부동산360]
반포1동 빌라촌. 저 뒤로 반포자이 아파트가 보인다. [서영상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이슈로 원래도 매물이 없던 지역인데 모아타운 얘기까지 나오자 물건들이 자취를 감췄어요. 가끔 나오는 것도 올 초에는 대지지분 3.3㎡당 5000만원 하던 것이 1억을 훌쩍 넘겼어요.”(반포1동 A공인중개사무소)

경부고속도로를 가운데에 두고 반포자이와 마주 보고 있는 반포1동 일대가 소규모정비사업으로 뜨겁다. 올해 초부터 ‘모아타운’ 사업 신청을 추진하면서부터다. 거기에 최근 서초구가 반포1동 5만6000㎡ 부지를 9개 구역으로 나눠 접수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동의서를 검인 처리하며 성공적 사업을 기대하는 투자자들 발길이 근처 부동산에 끊이지 않고 있다. 검인 처리 단계는 조합설립인가 전 구역지정 단계로 해당 자치구가 승인을 내준 것이다.

22일 찾은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반포1동 빌라촌이 정비사업을 통해 인근 반포자이처럼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동산 침체를 피해 가는 분위기다.

한 공인 대표는 “다세대 주택이 나오면 바로 전화주라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집주인들도 호가를 계속 높이는 것을 떠나 매물을 전부 거둬들이고 있다”고 했다.

인근 공인들에 따르면 가로주택 정비사업 지역에 포함된 다세대 주택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지지분 3.3㎡ 당 5000~6000만원 하던 것들이 최근에는 1억 3000만원까지 두배 넘게 올랐다. 대지지분 3~4평인 원룸들이 4~5억, 6~7평인 투룸들이 8~9억 하는 수준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지지분 19㎡ 투룸이 최근 7억 8000만원에 매도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대지면적 15㎡ 다세대가 2억 55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가격이다.

다른 공인대표는 “최근에는 투룸을 10억원 넘는 가격에 내놓는 경우도 나왔다며 터무니없이 호가는 올라가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으니 매수자들도 슬슬 망설이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만 해도 투룸 기준 1~2억원대에서 갭투자를 할 수 있던 것들이 최근에는 최소 4~5억원의 자기 자금이 필요해져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가격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르포] 모두가 집값 떨어져 아우성인데…3.3㎡ 당 1억 훌쩍 넘겼다는 반포동 이 곳[부동산360]
반포1동 빌라촌. [서영상 기자]

한편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선 노후도 충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로주택 지역에 포함된 곳 내에만 10개가 넘는 신축 빌라 공사 현장이 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토지 소유자들이 최근 지가가 급등하자 신축 빌라를 지어 다세대 주택을 분양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모아주택은 신·구축 건물이 혼재돼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 적용되는 정비모델이다. 기준에 못 미쳐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흔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택하는데 이들 사업지를 묶어 개발할 경우 국·시비를 지원하는 모아주택 개념을 도입했다. 또 이러한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은 한 그룹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아타운’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모아타운으로 조성되는 경우 노후도 요건이 67%에서 57%로 완화되고, 필요시에 용도지역의 종상향, 주차장 통합설치 지원 등의 유리한 요건이 있다.

재개발 재건축 전문가인 전영진 구루핀 대표는 “신축 다세대 빌라가 많이 지어지는 경우 조합원 수가 늘어나고, 노후도 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비사업 호재로 가격이 오르자 그 효과로 신축이 늘어 결국 정비사업이 무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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