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 92.7%

전분기比 7.3%p↓…2019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아

내놓으면 팔리던 서울 아파트 마저…초기분양률 100% 깨졌다 [부동산36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분양시장 한파가 수도권까지 덮치면서 굳건했던 서울 아파트 초기분양률 100% 기록이 깨졌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주택 매수심리 위축으로 청약 열기가 꺾인 영향이다. 분양공고만 났다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서울 청약 불패 신화도 2년 반 만에 막을 내린 모양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92.7%로 집계됐다. 이는 한 분기 만에 7.3%포인트 내린 수치로 2019년 2분기(91.3%) 이후 가장 낮다.

초기분양률은 분양가구가 30가구 이상인 민간아파트의 분양 초기(분양개시일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의 총 분양가구 대비 계약 체결 가구 비율을 말한다. 서울의 경우 3분기 들어 100가구 중 7가구 꼴로 초기 분양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3년 전인 2019년 3분기와 4분기 연달아 99.6%를 기록한 이후 2020년 1분기 100%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2분기(99.9%)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올해 2분기까지 줄곧 100%를 유지해왔다. 사실상 2년 6개월 동안 이어진 초기 완전 분양 기록이 이번에 깨진 셈이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초기분양률 하락 흐름도 뚜렷했다. 3분기 수도권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93.1로 2분기(96.9%) 대비 3.8%포인트 줄었으며 전국도 같은 기간 87.7%에서 82.3%로 5.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지방부터 시작된 분양시장 침체 분위기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3분기 들어 부산과 충북, 전남, 경북 등지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100%를 기록했던 부산의 초기분양률은 단숨에 79.0%로 내려앉았고 충북과 전남도 각각 91.9%에서 77.1%, 94.9%에서 67.3%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70% 선으로 고전했던 경북의 경우 3분기 38.0%로 급락하며 집계 대상 분양이 없었던 대구·광주·세종을 제외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체 분양가구의 절반 이상이 장기 미분양 물량으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업계는 분양시장이 앞으로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데다 원자잿값 인상 등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9월 말 기준 4만가구를 넘어섰고 청약경쟁률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21대 1로 2017년 2분기(9.06대 1) 이후 5년여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그보다 낮은 3.25대 1까지 급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영향도 크지만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외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수요자들이 주택에 투자할 여력이 안 되는 것은 물론 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전반적인 분양시장 분위기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놓으면 팔리던 서울 아파트 마저…초기분양률 100% 깨졌다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