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證, 올해 금 가격 1700~2050달러
중앙은행·소매 투자자 수요로 수익 양호
L자형 경기침체로·고물가에 투자 매력↑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올해 금 가격이 2000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는 가운데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30일 올해 금 가격 범위로 1700~2050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실물경기 악화로 글로벌 경기는 침체로 진입한다”며 “정책적 딜레마 심화와 여력 축소로 글로벌 경기는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L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및 저성장·고물가 당시 금은 자산시장 내 수익률이 양호했다”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금 투자환경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보다는 금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새해 들어 금 가격은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기준 온스당 1928달러로 9월 말 1600달러선까지 하락한 후 상승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미국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를 꼽았다.
지난해 금 가격 하락이 제한적이었던 원인으론 중앙은행과 소매 투자자의 견조한 수요를 꼽았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앙은행은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김 연구원은 “전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은 197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및 달러 강세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금 매입은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과 중국 중앙은행이 주도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패권전쟁으로 중앙은행 금 매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매 투자자의 금 실물 수요 증가도 금 가격 하방선을 지지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장신구 금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고 골드바 및 코인 수요는 36%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소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중국의 방역 정책 완화로 장신구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