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코스피 수익률 9.57%…월간 등락률 2020년 12월 이후 최고치
외국인 1월 6조9410억 순매수세…12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코스피 평균 등락률 웃도는 수익률
“상승세 한계 도달” vs “숨 고르기 후 점진적 상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1월 코스피 지수가 22년 만에 가장 큰 ‘1월 효과’를 맞이하며 역사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월간 등락률로도 ‘동학개미운동’ 원년으로 불리는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코스피 ‘불장’은 9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을 국내 증시에 쏟아부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새해 첫 달 짭짤한 수익을 거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내외적 경기 변수가 예고된 2월에도 코스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토끼 랠리’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1월 코스피 9.57%↑…월간 등락률 25개월 만에 최고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월 코스피 지수는 9.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1월 효과’만 놓고 비교했을 때 2001년(22.45%) 이후 무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1월 수익률이 높으면 연간 성과 역시 양호했다는 경험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시장에선 기대감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1월 포함한 전체 월간 코스피 등락률을 봤을 때 올해 1월 코스피 상승률은 2020년 12월 기록한 10.89%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外人 1월만 7조 육박 순매수세…9년 4개월 만에 최대
이번 달 코스피 지수의 질주를 이끈 주역은 누가 뭐래도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1월 한 달에만 6조941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9월 기록한 8조4790억원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0일까지 코스피에서 12거래일(1월 11~30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된 13거래일(9월 29일~10월 19일) 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기록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달리 개인·기관 투자자는 올 1월 각각 5조9630억원, 800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음 달 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그칠 것이란 관측과 더불어, 달러 강세 완화로 발생한 ‘환율 효과’에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올 1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반도체·금융·자동차’였다. 반도체주(株)인 삼성전자(2조6390억원), SK하이닉스(6600억원)가 나란히 순매수 1·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배당성향을 상향하며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금융주’ 신한지주(3위·2640억원), 하나금융지주(4위·2300억원), KB금융(7위·1670억원)도 상위권에 자리했고, ‘환율 효과’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데다,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은 ‘자동차주’ 현대차(5위·2210억원), 기아(10위·1420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쏟아부은 종목들은 어김없이 코스피 지수 평균 등락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주’ 신한지주(26.1%), 하나금융지주(23.2%), KB금융(18.1%)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고, 반도체주(SK하이닉스 20.9%·삼성전자 14.5%)와 자동차주(기아 15.7%·현대차 12.6%)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상승세 한계 도달” vs “숨 고르기 후 점진적 상향”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던 1월 랠리가 2월에도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에 이르는 만큼 반등세가 지속되기엔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우선 나온다. PER 12배는 일명 ‘3000피’를 웃돌던 지난 2021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가 반등한 이유는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외국인 수급에 의한 결과”라며 “외국인의 거래 비중이 이미 고점 수준까지 높아져 있고, 펀더멘털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증시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도 ‘과매수’ 국면에 놓여있는 등 단기적으로 매우 과열된 상태인 만큼 ‘숨 고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2020년 이후 주간 상승률이 연속해서 플러스(+)를 기록했던 사례를 보면 지금보다 길었던 적은 두 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점진적인 상향 경로 위에 올라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상승세 연장을 의미하는 ‘역 헤드 앤드 숄더(逆 Head&Shoulder·상승 반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장기 흐름과 관련해 참고할 수 있는 월간 상대강도(RSI) 역시 과매도 영역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내년도 이익분이 지수에 반영되면서 현재 12배를 넘고 있는 PER 배수 역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