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3%대 진입했던 주담대 금리
은행채 금리 상승과 함께 원상복귀
같은 기간, 예금금리 하락세는 지속돼
“예금금리 따라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 불만 지속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압박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여러 차례 널뛰기를 거듭한 끝에 차츰 안정세를 유지하던 대출금리가 다시금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약 1년 만에 등장했던 3%대 주택담보대출도 단 며칠 만에 자취를 감추며, 대출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상승한 기간, 예금금리는 꾸준히 하락 추세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며 은행권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3% 주담대는 ‘잠깐’…10일 만에 4%대 복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고정형(혼합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연 4.09~5.09%로, 최저금리가 3%대에 진입했던 지난 6일(3.98~4.98%)에 비해 상하단이 각각 0.11%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최저금리가 3%에 진입했던 카카오뱅크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이날 기준 4.18~5.18%로 지난 6일(4.05~5.05%)에 비해 약 0.13%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4.20~6.21%로 집계돼, 하단이 지난 6일(4.08%)과 비교해 0.1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금리 3%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다시금 대출금리 인상이 시작된 것이다.
올 초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서자, 금리 상승을 틈타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거두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은행권을 향한 강경 발언을 반복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은행권은 즉각 대응했고, 마침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또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며 대출금리 인하는 본격화됐다.
은행채 금리 반등 탓…“2월 금통위 결과에 금리 방향성 갈릴 것”
그러나 최근 은행채 금리가 반등하며, 대출금리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4%를 넘어섰던 은행채(5년물, AAA) 금리는 이달 3일 3.889%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13일 기준 4.156%까지 올랐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며 나타났던 채권 금리의 안정세에 반대 양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실제 최근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미국의 긴축 정책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다소 꺾였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강세에 따른 미 국채금리의 반등이 은행채 등에도 영향을 끼친 결과”라며 “2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지 등 향방에 따라 향후 금리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준거금리 상승에도 예금금리는 계속 하락했다
한편 대출금리가 반등한 기간, 예금금리는 지속해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3.35~3.62%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6일(3.47~3.70%)과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각각 0.12%p, 0.08%p 하락했다. 대출금리를 인상할 거면, 예금금리가 따라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몇 달간의 전체적인 추세로 보면 대출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대출과 예금 상품에서 일부 변동 추세가 차이나는 것은 각각 지표가 되는 5년물, 1년물 은행채의 금리 향방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1년물, AAA) 금리는 이날 기준 3.658%로, 지난 6일(3.566%)에 비해 약 0.1%p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의 준거금리가 상승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이와 별개로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