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설립 총회 3개월 만에 해산

조합 승인 인가도 지연

주민들 “추진비 임의 사용” 비판

950만원 돈부터 내라던 리모델링…반대하니 해산분담금 달래요 [부동산360]
송파구 거여1단지 모습[부동산 플랫폼 '다방' 사진 갈무리]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거여1단지가 리모델링 철회 결정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리모델링 조합(추진위원회)이 조합원들에 해산 분담금을 통지했는데, 이 금액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고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시 높은 연체 이자를 붙였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창립 총회 3개월 만에 아무런 결과물 없이 해산하면서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의 해산 분담금까지 통보했다며 조합장 등을 상대로 민형사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거여1단지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용적률이 높고(275%) 20평대 이내 소형평수로 구성돼 2020년부터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러나 리모델링 조합(추진위)이 지난해 12월 진행된 조합 창립 총회 직후 675가구 조합원에 950만원 상당 착수금을 낼 것을 요구했고, 이를 납부하지 않으면 연체 이자(연 12%)를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

이후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해 착수금 연체 이자는 8%로 조정됐으나 임원 급여 등 사업비 책정의 불투명성, 추진위 실수로 조합 승인 지연 등 문제가 불거졌다.

내홍이 계속되자 거여1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달 중순 해산을 결의했다. 조합이 구청에서 설립 승인을 받기도 전에 해산된 것이다. 사업 진행 반대 비율은 무려 84%를 웃돌았다. 조합 해산 일자는 올 5월로 예정돼있다.

그러나 조합 해산이 결정된 이후에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임시총회 직후 날아온 ‘해산 분담금 통지서’ 때문이다.

조합은 근로계약 위약금, 위로금 등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해산 분담금을 통보했다. 분담금은 가구당 52만3800원~80만4280원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분담금 납입 기한을 이달 10일로 정하면서 기간 이후 납부할시 금액이 97만원~148만9410원으로 대폭 상승한다고 안내했다. 두 배 가까이 오른 분담금에 대해 조합은 “착수금 연체료(8%)와 조합 해산 지연에 따른 법적조치 부담 비용을 포함해 산정했다”고 부연한 상황이다.

해산 분담금 뿐만 아니라 일부 조합원들은 ‘깜깜이’ 추진비도 문제삼고 있다. 조합이 공개한 사업비 지출액 세부 내역에 따르면 올해 1, 2월 조합장(추진위원장)과 직원 한 명에 대한 인건비가 각각 월 3425만원, 2148만원이다. 조합 해산이 결의된 3월 이후에도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달마다 1600만원이 넘어간다. 이밖에 2000만원 가까운 비품비 등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한 조합원은 “사업진행을 전혀 하지 않고 해산했는데 직원에게 6개월치 급여, 복리후생비, 연 400%의 상여금, 위로금(1800만원)까지 지급한다고 돈을 내라고한다.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그냥 내야 하냐”면서 “조합 승인 전 임의단체라 주택법도 적용받지 않고 이에 따라 조합원 명부 공개, 사업 정보 게시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리모델링 업계 관계자는 “총회에서 조합장 보수를 의결한 상황이라면 조합 인가를 받기 전에는 이같은 수준의 조합장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된다”면서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추진비에 대한 구체적 해명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