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망해서 더 좋다…‘2개 분기 5조 적자’ SK하이닉스 주가 강세, 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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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불황 장기화로 올해 1분기에만 3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들은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몰려들어 매수하면서 주가는 급반등하는 모양새다. 실적 바닥 인식에 따른 반등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코스피 시장에서 오전 9시 28분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6% 오른 8만8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1분기 기록한 사상 최악의 실적을 통해 반도체 업황의 ‘밑바닥’을 확인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개 분기 적자 규모만 5조원이 넘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그나마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충격이 더 컸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하강 국면 상황이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메모리 감산으로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부터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바닥을 아직 찍은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D램 업황은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지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에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큰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재고는 2분기까지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고객사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 지속되며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가 예상보다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 실적은 출하 증가 폭 대비 가격 하락 폭이 크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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