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 판매 지역 경기 영향 받아
울산 공장 북미 등에 수출되는 굴착기 생산
북미 인프라 투자로 굴착기 수요 증가
중국 건설경기 회복되지 않아 시장 위축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HD현대건설기계 주요 생산라인들이 올해 1분기 가동률 측면에서 상반된 결과를 냈다. 대표적으로 북미 등에 수출되는 굴착기를 만드는 울산 공장은 100%가 넘는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중국 공장은 20% 초반에 머물렀다. 북미에서는 인프라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중국은 코로나 봉쇄 여파로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산·인도 ‘역대급’ 가동률 기록
14일 HD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 공장, 인도 생산법인은 각각 110.08%, 106.13%의 평균 가동률을 달성했다. 두 공장 모두 최근 5년 간(2018~2023년, 각 년도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다.
두 공장 모두 가동률 100%를 넘는 건 이례적이다. 2021년 1분기 인도 생산법인이 평균 가동률 100%를 달성한 적은 있지만, 같은 기간 울산 공장은 69.8%에 머물렀다.
최근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 인프라 건설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울산·인도 공장은 풀가동됐다.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울산 공장은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될 굴착기를 생산했다. 인도 공장은 인도에서 사용될 굴착기를 주로 만들었다.
울산·인도 공장 풀가동에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 인도 등에서 높은 굴착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북미에서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 인도에서는 46% 증가했다. 북미, 인도 지역의 활약에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83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71.3% 상승했다.
울산·인도 공장은 당분간 높은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에서는 비주거용 건설 프로젝트로 중대형 장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도의 경우 모디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브라질 20%대 가동률 원인은?
풀가동된 울산·인도 공장과 달리 중국 생산법인의 평균 가동률은 20.36%에 머물렀다. 1분기 생산가능량(3000대)의 약 5분의 1 수준인 611대의 제품만 생산됐다.
올해 초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이 이뤄졌음에도 건설 경기가 회복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인프라 투자가 지지부진하면서 올해 1분기 중국 시장에서 굴착기 판매량은 2만88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5% 감소했다. 시황 악화로 올해 1분기 현대건설기계 중국 매출은 5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중국 공장 가동률은 이른 시일에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는 올해 중국 굴착기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15만2000대)보다 감소한 32.3% 줄어든 10만3000대로 추정하고 있다.
브라질 생산법인의 평균 가동률도 25.4%에 그쳤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인프라 분야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이 지연되면서 건설장비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