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최고 “당 주인은 당원보다 국민”
친명 ‘대의원제 폐지론’에 사실상 반대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다른 목소리’가 안 나온다는 지적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이견이 제시됐다. 당 ‘혁신 방안’을 놓고 지도부 사이에 노선이 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당직 개편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임된 송갑석 의원이 친명(친이재명)계가 주장하는 ‘대의원제 폐지’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목소리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혁신기구의 의제도 당의 주인인 국민의 의사가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딱 한 달 전 민주당은 당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 막바지에 몰린 쇄신의 시간에서 우리는 그 귀한 한 달의 시간을 허비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지만 혁신은 제대로 해야 한다"며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정당이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윤석열 정부의 폭거를 저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힘줘 말하며 "혁신은 철저히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 선택과 지지를 받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정권 교체도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날 송 최고위원의 발언은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해온 친명계 의원들의 논리와 배치된다. 친명계는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면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의원이 상대적으로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기득권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이유다.
실제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 "민주당 혁신의 주체는 당의 주인인 당원"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친명계는 대의원제 폐지를 향후 출범할 혁신 기구의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최고위원은 "모든 혁신 논쟁과 기구 구성에서 국회의원을 배제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의 출발은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대의원제 폐지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혁신의 대상들이 혁신, 혁신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표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다른 의견이 존중 받는 민주적인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송 의원의 발언을 보면 혁신기구 관련해서 당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민주적인 정당에서 의견이 다양한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