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등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올 상반기 주식·채권 전통자산에서 8.25%(잠정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내 설립될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신규 투자 거점으로 활용하고, 해외 진출하는 국내 기업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합병 등 공동 투자에도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승호 KIC 사장은 13일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IC는 자산배분 역량을 고도화하고 대체자산의 점진적 비중 확대에도 힘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부 자산별 수익률은 주식 부문 14.39%, 채권 1.87%를 기록하면서 전년 수익률(-17.58%)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체자산 수익률은 연말에 자산 재평가를 한다는 특성상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은 9%대다.
진승호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물경제가 유지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줄었다”며 “이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AI 열풍에 힘입어 급등한 미국 테크 주식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으로 타격을 입은 금융 섹터는 벤치마크 대비 낮은 비중으로 운용한 결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진 사장은 올 상반기 채권 투자 성과에 대해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그리고 시장금리의 완만한 하락이 채권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SVB 상황에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위험자산 시장이 빠르게 안정돼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올해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만큼,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 또한 제한적”이라고 했다.
주요 추진 과제도 제시됐다. 특히 KIC는 국내 기업이 첨단 기술 확보 등을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나설 때,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진 사장은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산업 등을 중심으로 공동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25년까지 대체투자 25% 확대 ▷연내 인도 뭄바이 사무소 신설 ▷‘보완 전략’ 도입 등을 통한 주식 투자성과의 변동성 관리 강화 ▷책임투자 강화 ▷우수 인재 유지 및 영입 확대 등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