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최근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개인의 매수세가 코로나19로 인한 가계자금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달 수급이 분산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쏠림’이 완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반도체 등으로 투자가 분산된 후 가을께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주가조정시 매수전략’은 유효한 셈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8월 코스피지수 예상 변동폭(밴드)은 ▷키움증권 2480∼2700 ▷현대차증권 2440∼2660 ▷교보증권 2500~2750 ▷NH투자증권 2526∼2698 ▷KB증권 2540~2740 ▷삼성증권 2500~2700 ▷신한투자증권 2450~2700 ▷대신증권 2520~2780 등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상단 평균(2716)과 비교해 보면 전날 종가(2632.58) 대비 최대 추가 상승폭은 3.2%에 그친다. 반면 하단 평균(2494.5)을 보면 최대 하락폭은 5.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2차전지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놓고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면서 가계에 여유 자금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계에 초과 저축이 많이 남아 100조원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공개한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분석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2020∼2022년) 가계부문 초과저축 규모는 101조∼129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7∼6.0%, 민간소비의 9.7∼12.4%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개인투자자들의 ‘실탄’이 크게 늘었는데, 특히 연소득 1억원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상반기 POSCO홀딩스를 2000억원, 에코프로비엠을 1000억원, 에코프로를 800억원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인해 8월 실질임금 반등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 소수가 중심이 되는 개인의 증시 자금도 단기적으로 쉬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급격한 교체 가능성은 낮다. 코로나19 기간 중 국내 가계 저축률 평균(2020~2022년)은 10.7%로 이전(2015~2019년) 평균 7.1%를 크게 웃돈다”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한국 가계들이 초과저축을 별달리 소진하고 있지 않고, 코로나19 기간 중 가계 주식 및 펀드 잔고는 225%나 증가했다”고 짚었다.
8월보다는 가을 이후 본격적인 증시랠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8월 주식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여름 이후 증시상승을 기대한다”며 “특정종목으로 지나치게 쏠렸던 열기가 식는 것이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상승을 알리는 신호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쏠렸던 수급을 다시 받아주는 업종은 결국 반도체였다”고 강조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높은 변수 중 하나였던 감성지표(투자자 전망)의 설명력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있다”며 “반면 재무(기업실적) 변수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기업 실적의 정량적인 개선 추세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가을 이후 상승을 감안할 때 조정시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00선 이하로 내린다면 변동성을 활용한 주도주 매수전략을 권고한다”면서 “단 7월 급등세를 기록한 2차전지와 조선 업종은 조정시 분할매수를 권한다.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은 8월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레벨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