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에 WTI 1.17% ↓
가자 점령 제동 건 바이든, 이스라엘 직접 방문 카드로 해결사 자처
美 증시, 기업 3Q 호실적 전망·연준 ‘비둘기파’ 발언에 3대 지수 ↑
“달러인덱스 약세, 外人 수급·투심 개선에 긍정적”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격화 등 지정학적 긴장과 이에 따른 국제 유가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할 국제 유가 급등세를 잠재우기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승부수’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美, 베네수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에 WTI 1.17%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03달러(1.17%) 하락한 배럴당 8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직전 거래일인 13일 5% 이상 급등한 후 하루 만에 반락했다.
이날 유가는 내년 베네수엘라의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대가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협정에 서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했다. 합의는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이뤄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긴장에 변동성이 큰 국제 유가의 안정 측면엔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만으로 국제 원유 시장에 부족한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늘진 않겠지만,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보도된 거래는 매우 쪼그라든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베네수엘라가) 생산량을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세계 석유 시장의 공급 부족에 실질적인 영향은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점령 제동 건 바이든, 이스라엘 직접 방문 카드로 해결사 자처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방위적 외교전에도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 '60분'과 인터뷰에서 지난 7일 하마스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교전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을 지지하겠느냐’란 질문에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며 이스라엘에 우회적으로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미 CNN 방송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는 공개적 첫 중요 노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이스라엘로 날아가 확전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일자가 18일(현지시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른 긴장 완화 가능성을 미 증시 역시도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말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동 분쟁이 더 확산되지 않고 외교적 해결을 위한 다자간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증시가 안도했다”고 평가했다.
美 증시, 기업 3Q 호실적 전망·연준 ‘비둘기파’ 발언에 3대 지수 ↑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4.25포인트(0.93%) 오른 33,984.5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85포인트(1.06%) 상승한 4,373.6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60.75포인트(1.20%) 뛴 13,567.98로 장을 마감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에 더해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증시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린 모양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해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의 군사적 충격은 국지적이라 초반 매도세 이후 빠르게 반등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 56개 분기에서 54개 분기 동안 3분기 실제 실적은 분기말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의 완화적 발언도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한 몫 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진행 중이며 현재 우리는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말했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영국 유력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추세”라고 말했다.
“달러인덱스 약세, 外人 수급·투심 개선에 긍정적”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연구원은 17일 코스피 지수가 0.4~0.7% 내외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중동 정세 불안 해결을 위한 다자간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 실적과 중국의 부양책 기대감 등으로 상승한 미국 증시의 우호적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달러인덱스가 약세를 보인 점은 국내 외국인 수급과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200일 이동평균선 회복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김석환 연구원은 “200일 이동평균선과 이격은 코스피 2.5%, 코스닥 2.0%인 상황”이라며 “반도체, 2차전지 등 투자자들의 관심과 시가총액 비중이 큰 섹터의 반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