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뿌리보다 칼슘·식이섬유 많아…“시래기 칼슘, 멸치와 비슷”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무청(무의 잎과 줄기)을 말린 시래기는 구수한 겨울 별미로 즐기기 좋은 식재료다. 특히 식이섬유나 칼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박영희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 실장은 “시래기는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날라가기 때문에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 등의 함량이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무청 시래기 100g에는 식이섬유가 4.3g 다량 들어있다.
특히 국내산의 식이섬유 함량이 더 우수하다. 지난 8월 발표된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산 무청 시래기를 분석한 결과 국산 시래기의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았다.
칼슘 함량 역시 무 뿌리보다 약 10배 높다. 한국영양학회에서 100g당 우유와 시래기 칼슘 함유량을 비교한 결과, 시래기의 칼슘은 우유(105㎎)보다 3배 이상 많은 335㎎이었다.
시래기를 칼슘 급원식품으로 이용해도 좋다는 전문가 권고도 나왔다. 2020년 한국교원대학교 가정교육과 김영남 교수 연구진은 무청의 칼슘 영양밀도지수(INQ)가 멸치와 비슷한 수치(30 이상)로 나왔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전했다. 뼈 건강을 생각하는 중년이라면 우유나 멸치 외에 시래기를 식단에 자주 이용하라는 조언이다.
암을 억제하는 인돌(indole)류나 이소티오시아네이트(isothiocyanate)도 무 뿌리보다 많다. 시래기 섭취가 유방암 예방에 효능을 보인다는 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 논문(2010)도 발표된 바 있다.
맛은 특유의 구수함을 지녀 한식에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나물을 비롯해 각종 찌개나 탕, 조림, 솥밥 등에 활용된다.
박영희 식생활영양과 실장은 “등갈비나 고등어조림을 할 때 신 김치 대신 삶은 시래기를 넣으면 특유의 구수한 맛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래기는 고등어와의 조합이 좋다. 시래기에 부족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을 고등어가 보충해주고, 시래기는 고등어의 비린내를 덜어준다.
만두에 시래기를 넣어도 더욱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시래기 만두’는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TV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후 인기가 높아진 요리다.
영양식으로 먹기 좋은 ‘시래기 밥’도 있다. 박 실장은 “삶은 시래기의 겉껍질을 벗겨주면 훨씬 부드러워진다”며 시래기와 잡곡, 밤, 대추 등을 넣은 ‘시래기 영양밥’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