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박성훈, 4선 박진-5선 서병수에 도전장
강명구·허성우·김오진·전광삼도 TK 현역 지역구
“유리한 지역 가신 분들, 경선 또는 기준 따른 공천”
영입인재들 서울·경기·광주 험지 출사표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2대 총선 공천신청 접수를 완료한 국민의힘이 5일부터 나흘 간 공천신청자들의 경쟁력을 가늠할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총 858명의 공천신청자들은 여론조사 결과와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서류 심사, 면접을 거쳐 경선 후보군 또는 단수 후보에 오르게 된다. 이번 공천신청에선 대통령실 출신 인사 다수가 수도권 텃밭과 영남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국민의힘 현역의원들과 경선이 예고됐다. 반면 영입인재들은 서울·경기에서도 야당 지지세가 높은 험지에 출사표를 던졌다.
공천신청자 가운데 대통령실 근무 이력을 대표경력으로 내세운 이들은 22명이다. 대통령실 출신 중 비서관급 이상은 13명으로, 9명이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4선 박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이 대표적 사례다. 검사 출신이자 핵심 참모였던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달까지 강남을·서초을 출마설이 동시에 나온 바 있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실 근무 이력이 유효한 양지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검사 출신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해운대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 곳은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결단하며 무주공산이 된 지역이다.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5선 서병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갑에,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과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초선 김영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구미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통령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재선인 송언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공천을 신청했다. 전광삼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소통비서관은 양금희 의원 지역구인 대구 북갑에 도전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비서관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 옆이자, 거주지가 있는 경기 성남분당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 곳은 재선의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직전 당협위원장인 김민수 당 대변인도 터를 닦아 왔다.
이들은 이달 말 공천관리위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역 의원 등 경쟁자들과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무경선으로 공천 확정 시 탈락자들의 불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동혁 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리한 지역에 가신 분들은 기준에 따라서 경선을 하든,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심사 결과에 따른 단수 추천 가능성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 당 공관위는 ▷공천신청자 1명의 경쟁력이 월등하거나 ▷1명만 적격 판정을 받는 경우 ▷심사 총점에서 1·2등 점수차가 30점을 초과한 경우 등 단수 추천이 가능하다는 기준을 세운 바 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과 달리 당 영입인재들은 대부분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 나섰다. 경기 남부의 중심이자 민주당이 5석을 전부 석권하고 있는 경기 수원 지역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가 공천을 신청했다. 청년 반도체 전문가로 입당한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은 화성을, 이영훈 전 JC중앙회장은 군포,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장은 용인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강북갑에는 전상범 전 부장판사가, 성북을에는 이상규 한국청년임대주택협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지낸 박은식 비상대책위원은 광주 동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