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전략공천 결정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연장선 해석

고민정 “지도부가 책임감 갖고 불신 거둬내야”

민주, ‘공천 뇌관’ 터졌다…임종석 ‘공천 배제’·고민정 최고위원 사퇴[이런정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뇌관’이 터졌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의 공천 반발을 의미하는 이른바 ‘비명 횡사’에 이어 친문계(친문재인계) 의원들의 공천 불이익을 가리키는 ‘명문(친이재명·친문재인계) 갈등’의 정점에 있던 임종석 전 대통령실비서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다. 임 전 실장과 함께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가 발표된 후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은 27일 임 전 실장의 공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임 전 실장을 다른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그것은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회의에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공천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 의견으로 의결됐다”며 “다른 지역들까지 의결되면 (공천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6·17대 국회 당시 중·성동갑에서 내리 당선됐었다. 하지만 전략공관위는 수도권 험지 출마 필요성을 거론하며 최근 서울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다.

민주, ‘공천 뇌관’ 터졌다…임종석 ‘공천 배제’·고민정 최고위원 사퇴[이런정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전략공관위의 ‘임종석 중·성동갑 공천배제’ 결정으로 당내 공천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제기한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과 맞물려 임 전 실장이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지도부 내에서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분출하는 모양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한 자신의 문제제기가 사실상 묵살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 최고위워은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치열한 논의를 해서라도 불신을 거둬내고 지금의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민주당 중진 의원의 공개적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고 최고위원은 “현재 민주당이 총선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는 요구가 있고, (공천이) 불공정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불신들을 종식하지 않고서는 총선에서 단일대오를 이뤄서 승리를 이끌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최근 당내 공천 논란과 관련한 지도부 대처를 비판하며 전날 최고위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