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개인 자격으로 왔다. 원희룡 키워 달라”
한동훈 “누가 계양 동료시민 삶을 진짜 발전시킬까”
野 공천 갈등, 지도부까지 확산…고민정 최고위 보이콧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선거 지원에 나섰다. 인 전 위원장이 특정 개인의 선거 지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사흘 전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원 전 장관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인천 계양구를 찾았다. 인천 계양을의 지역구 현역의원은 공천 파동으로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원 전 장관과 함께 인천 계양우체국에 차를 타고 등장했다.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 씨도 동행했다.
인 전 위원장은 “원 전 장관의 험지 수용,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인천엔 전라도 분들이 많이 산다는데, 제 고향도 순천이다. 전라도 말로 ‘(원 전 장관을) 확 밀어줘 부러. 그랬으면 쓰것네‘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아버지가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셨고, 이후엔 인천 세관장도 하셨기 때문에 인천과 지역 연고가 있고 마음 속에 가깝게 생각한다“며 ”인천 시민에게 간절하게 부탁한다. 원 전 장관을 키워서 나중에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총선 역할론에 선을 그어온 인 전 위원장이 원 전 장관의 선거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혁신위 시절에 원 전 장관에게 정치적인 빚을 졌다는 생각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원 전 장관은 인 전 위원장의 혁신 요구에 ‘험지 출마‘로 답하며 혁신위에 힘 실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인천 계양을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한 위원장이 직접 계양구를 방문해 원 전 장관을 지원사격했다. 인천 계양을이 이 대표의 지역구인 만큼 이곳에서 ‘바람’을 형성해 전국 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 위원장은 “원희룡과 이재명, 누가 인천 계양 동료시민들의 삶을 진짜로 발전시킬 수 있겠느냐. 우리가 왜 인천 계양에 제일 먼저 왔겠느냐”라며 “우리는 무언가를 이뤄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다. 원 후보와 내 인생을, 이재명 후보의 인생과 비교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원 전 장관과 맞붙을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본인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은 당 대표로서 당의 선거 전략과 정책을 총괄해야 하는 역할이 앞선다. 더욱이 공천이 파열음이 거세지면서 당을 통합할 ‘수습책 찾기’도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민주당 공천 갈등은 확산 중이다. 이른바 ‘유령 여론조사’ 의혹과 ‘현역 의정활동평가 하위 20%’ 논란으로 불거진 공천 잡음은 공관위의 단수공천 심사 결과에 대한 문제 제기로 번지는 분위기다.
당내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 본선행, 비명(비이재명) 경선행’이 공관위의 공천 공식 아니냐는 말까지 돈다. 공관위가 25일까지 7차에 걸쳐 발표한 현역 의원 단수공천자 51명 가운데 대다수는 친명계였다. 26일에는 단수공천 대상자 중 비명색이 뚜렷한 현역 의원은 사실상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윤건영(초선·서울 구로을) 의원뿐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비명계 강병원(재선) 의원과 강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경선을 치르도록 한 공관위 결정을 두고도 여진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결정을 놓고 지도부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나오는 모양새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불참했다. 전날 최고위원회 논의 내용에 대한 반발 성격이 크다. 사실상 최고위 보이콧으로 보인다. 고 최고위원은 이 대표 등 당 주류의 변화가 없으면 향후 회의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