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파 투표소 안 되면, 디올백도 못 들어오게 해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부지침을 통해 대파를 투표소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한데 대해 범야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오후 충북 청주 서원구에서 열린 이광희 후보 유세 지원에서 “오늘 참 해괴한 얘길 들었다”며 “대파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한다. 요새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안 할 일은 참 많이 한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 강남구을에 발송된 선거 공보물에서 강청희 민주당 후보의 공보물만 누락된 사례를 언급하며 “하필 1번(민주당) 후보 공보물만 쏙 빠졌다고 한다”며 “그런 것이나 좀 신경을 쓰지, ‘대파를 투표소에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이런거냐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하여튼 뭔가 좀 이상하다”며 “또 들어보니까 국정원을 조심하라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한다. 국정원이 선거에 이상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조금 전에 누가 문자로 줘서 신경써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왜 그런 거 신경써야 하는가”라며 “세상이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지 않나. 이게 모두 정치 실패에서 온 것이다.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충남 공주보령천안 민주당 후보 지지유세에서도 이 대표는 “대파 얘기를 하도 했더니 대파를 투표소에 못 들어오게 했다면서 그걸 선거관리라고 하고 있다”며 “그러면 디올백도 못 들어오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선관위의 ‘투표소 내 대파 반입 금지’ 공지와 관련해 “기가차네요”라는 짤막한 글을 게재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대파가 무슨 죄냐”며 “그런 식이면 사과를 들고 투표소에 들어오는 것도 막을 셈인가. 디올 백을 멘 사람도 투표소에 출입을 금하겠냐”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사전투표 시 주의점’이라며 ‘투표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대파를 밖에 두고와야 제지를 받지 않는다’는 포스터를 소셜미디어네트워크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국회사의 작은 파우치는 소지해도 투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대파는 들고 못 들어가면 요즘 문제가 되는 사과나 양배추는 들고 들어가면 되나. 혹시 디올백은 괜찮나”라며 “대파 가격을 갖고 정부와 여당이 국민 눈을 속이려고 해도 좋지만, 선관위까지 ‘파틀막’을 해서야 되겠냐”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파’를 두려워하는 세력, ‘대파’ 당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