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쾌속 질주 중인 미국 뉴욕증시에 ‘폭락’ 전조로 해석되는 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28일(현지시간) ‘힌덴부르크 징조(Hindenburg Omen)’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힌덴부르크 징조’는 지난 1995년 수학자 짐 미에카가 각종 기술적 지표들을 분석해 증시 대폭락을 예측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52주 최고가와 최저가를 찍은 종목 수가 당일 거래 종목의 2.2% 이상 ▷52주 최고가와 최저가 종목 중 적은 쪽의 종목 수가 69개 이상 ▷각 거래소 지수의 10주 이동평균선 상승 ▷시장변동성을 측정하는 기술적 지표인 ‘멕켈란 오실레이터’가 마이너스(-) ▷52주 최고가 종목 수가 52주 최저가 종목 수의 2배 미만 등 5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시장 붕괴가 임박했다고 본다. 이름은 1937년 미 뉴저지주 레이크허스트 비행장에서 추락한 독일의 초호화 비행선 힌덴부르크호에서 따왔다.
‘힌덴부르크 징조’는 과거 1987년 발생했던 ‘블랙 먼데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다만, 해당 지표에 대한 신뢰성 논란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힌덴부르크 징조’가 실제 시장 하락을 정확하게 예견한 경우는 30% 미만”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도 이어지고 있다. 로스 MKM의 JC오하라 수석기술전략가는 “힌덴부르크 징조는 주요 시장의 정점을 예측했던 적도 있었지만 잘못된 신호였던 경우가 더 많았다”면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웨이버리어드바이저스의 아담 그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힌덴부르크 오멘은 언론 등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용어에 불과하며 실제로 시장 폭락을 예언한다고 볼 수 없다”며 “힌덴부르크 오멘을 근거로 투자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에 돈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오하라 수석은 최근 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집중되고 시장 폭까지 좁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으며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대형주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7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대형주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건강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역시 건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오하라 수석은 ‘힌덴부르크 징조’를 두고 경기 침체의 전조증상보다는 새로운 시장 리더십의 변화로 해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유틸리티, 부동산 등 S&P500 내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방어적 섹터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오하라 수석은 설명했다.